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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생활 Tip

모유수유 중 한약 먹어도 되나요?

by 움이야기 2012. 11. 16.

산후 빠른 건강회복과 산후풍 치료 혹은 젖량의 부족 개선을 위해 산후한약 복약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산모들이 모유수유을 하는 동안 한약을 먹을 수 없다는 잘못된 정보에 아파도 참고 있다가, 한참 뒤 병을 키워 내원하시는 경우들을 많이 봅니다.

그 대신한다면서 호박달인 물, 가물치 물, 개소주, 홍삼, ○○티, ○○건강식품등을 근거 없이 복용하시고 효과를 못 보거나 혹은 부작용이 생겨서 고생을 하시는 경우들도 있지요.

 

모유수유 중 한약 복용 오해와 진실,

자세히 알아봅시다

 




1. 한약은 중금속과 농약으로 오염되어 있다?

시금치를 키울 때도 토양에 있는 중금속의 영향과 키우는 과정 중에 쓰는 농약으로 인해, 검사를 해 보면 아마도 소량의 중금속 농약은 검출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시금치를 잘 씻고, 조리를 하는 과정에서 그 속에 남아 있는 중금속이나 농약의 양은 안전 기준치을 훨씬 밑도는 양으로 줄거나 없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지요.

한약재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풀’, 약초 원재료 역시 처음에는 약간의 오염물질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재배되고 유통되는 약재라면 그 양이 극미량이며, 그 또한 가공되고, 전탕(대개 끓여서 약을 만들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또한 거의 사라집니다.

현재 한방병의원에서 처방되는 모든 약재는 품질관리를 거친 규격품을 사용하므로 지속적으로 안전성 검사를 받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참조;2006년 한약안전성 및 독성에 관한 기초연구보고서].

[참조;메디컬투데이 “한약, 매일 먹는 음식보다 안전”, 2011.10.17.일자]

 

2. 한약 자체에 독성이 있다?

수백 수천가지의 한약재 종류 중에 일부는 독성이 전혀 없는 것부터 강한 것까지 천차만별입니다. 한 바가지를 끓여 먹어도 문제가 없는 것부터 감수, 부자, 주사 등 기본적 독성이 강한 약재도 있습니다. 한의사라면 모유수유 중인 엄마에게 당연히 독성이 있는 약재는 처방 하지 않겠지요?

간독성에 대한 무지하고, 무조건적인 경고를 하시는 의사 선생님들도 가끔 있으신데요. 한약먹는다고 다 간 나빠지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이미 많은 논문을 통해 증명된 부분이라 재론하기 입이 아프네요 ;;) 필요한 경우 간단한 검사로 확인을 하고 처방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재 간염이 진행 중이거나 어떤 이유에 의해 간수치가 많이 높아진 경우라면 신중하게 약을 써야 합니다. 이 부분은 한의사가 판단할 부분이지요.

 

3. 한약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 되나요?

모유를 통해 약물이 전달되는 것과 관련되는 문제는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엄마가 먹는 게 다 모유로 직접 아기에게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약물의 분자량이 얼마나 큰지, 약물의 흡수율, 물질의 극성화 정도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또한 그간의 부작용 보고 사례등의 경험적 내용도 중요하지요.

한약재 중에도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 될 여지가 있는 약재들이 있습니다. (예, 마황)

하지만, (1)대부분의 한약재는 원재료를 그대료 물에 전탕해서 끓이기 때문에, 분자량이 매우 큰 물질입니다. 분자량이 800g/mol 정도 이상 되면 거의 유선을 통해 통과를 하지 못하는데, 한약재는 이런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대개 300g/mol 이하의 분자량을 가진 물질들이 유선을 잘 통과한다고 간주합니다. 따라서 한약재의 대부분은 유선을 통과하지 못해 아기에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2) 또한 기본적으로 물로 탕전을 하기 때문에 수용성 물질 위주로 추출이 되는데, 알코올 추출등을 통해 나온 지용성 물질에 비해 수용성 물질은 극성이 적어 모유로의 전달이 많지 않기도 합니다.

(3)전통 의서에 기록된 증례와 처방의 용례, 용량, 구성 등을 기준으로 처방하므로 산후조리에 쓰는 약재들은 수십가지 종류로 제한되어 있고, 수천년간 처방해 왔던 경험적인 부분의 안전성도 누적되어 있는 상태이지요.

다만, 마황, 대황, 마늘, 은행잎 등은 주의해서 써야 하고, 부분적으로 처방은 가능하나 고용량을 처방하지 않아야 하는 일부 약재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결론은 대부분의 모유수유 중 처방되는 한약재는 안전하나, 고려될 부분은 있으니 그 내용을 알고 구분할 수 있는 한의사의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산후조리약 복용 중인데, 아기 변이 물러요.

산후조리약을 복약하는 중 아기가 설사를 하거나 변이 무르다면서, 약으로 인한 것이 아닌지 문의를 해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유량의 변화, 발열, 구토, 수면패턴이 변화’ 등에 대해서도 문의를 하기도 하십니다.

이런 변화가 아기에게 나타나는 것이 한약 때문일까? 진짜 원인에 대해 파악을 하지 않고, 현재 먹고 있는 한약의 문제로만 돌리는 것은 진짜 원인이 가려지면서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지요.

많은 경우 모유수유아는 분유수유야보다 대변이 묽은 경향이 있습니다. 전유의 양이 많아도 대변이 묽어지기도 하구요. 아직 장이 불안정한 시기라서 그외 여러 요인에 의해서도 일시적으로 묽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복약중 아기 변이 묽어져서 걱정이라고 하시면서 임의로 복용을 끊었다고 하신 분들과 상담해 보면, 약을 끊어도 묽은 변은 한동안 지속되고, 약과 상관없이 나타나다 말더군요... 하고 결국 약의 문제가 아니더라며 이후 후기(?)를 알려 주시는 분들도 많지요.

또한 발열, 구토등의 문제들은 아기의 질병과 관련될 수도 있으니 신중히 보는게 중요하구요.

수면패턴의 변화는 아이들에게 정말 하루하루 다르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요.

물론 약의 영향에 대해 완전히 문제가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요? 이런 경우 처방한 한의사와 상의하셔서 복용을 조절해 보실수 있습니다. 경험에 의하면 거의 대부분은 약과 상관없이 일어나는 아기 나름의 변화들인 경우가 많았답니다. 초보맘들은 아기의 작은 변화에도 놀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임의로 복용 중지와 복용지속을 정하지 마시고, 담당 한의사와 상의해 보세요.

 

 

5. 산후 조리약은 보약 위주로 처방 되나요?

산후 자궁의 정상적 회복, 기혈 불균형의 원상복귀, 산후풍 예방 등을 위해 산후조리약을 처방 합니다. 이 경우 같은 한 가지 약으로만 처방 되는 것이 아닙니다. 또 남들이 좋다는 보양약재(인삼, 홍삼, 녹용, 황기등등) 들만 모아서 처방하면 보강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혈을 제거하고, 자궁수축을 돕고 하는 과정을 초기에 우선적으로 처방 해야하고, 이후에 기혈을 조절하고, 필요한 경우 기혈보강을 하는데, 처방내용이 몇 단계에 걸쳐 변경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산후 조리를 위한 식품 혹은 약을 복약 하실 때는 반드시 전문 한의사와 상담 후 처방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작성 : 한방부인과 전문의, IBCLC, 움한의원  조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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