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유전인가 환경인가?
생식 연령 여성의 2~10%에서 발병하고(진단이 어려워서 실제 발병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임 여성의 50%에서 발견된다는 자궁내막증은 심한 월경통, 골반통, 성교통을 유발하고 임신을 방해하는 가장 흔한 부인과 질환 중 하나입니다.
생식의학전문 학술지인 <Fertility & Sterility>에 최근 게재가 확정된 논문 중에서 자궁내막증과 관련한 두 편의 논문이 눈에 띄어 소개합니다. 하나는 '자궁내막증의 유전성(The heritability of endometriosis)'이고 또 한편은 '생애 초기 인자와 자궁내막증 위험(Early-life factors and endometriosis risk)'이라는 제목의 논문입니다.
자궁내막증의 원인과 발병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가지 가설이 있을 뿐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데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여 자궁내막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궁내막증의 유전성' 연구는 스웨덴의 쌍둥이 28,370명을 대상으로 유전과 자궁내막증과의 관계를 수치화한 연구로, 지금까지의 연구 중 가장 대규모로 진행된 연구입니다. 이 연구 결과로 보면 자궁내막증을 일으키는데 유전요인이 47%, 환경요인이 5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궁내막증의 생애 초기 환경인자 세 가지
자궁내막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연구되어있는 것은 각종 화학물질에 들어있는 '환경호르몬'입니다. 에스트로겐과 유사 작용을 하면서 자궁내막증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입니다. '생애 초기 인자와 자궁내막증 위험'에서는 환경의 범위를 좁혀, 생애 초기, 즉 엄마 배 속에 있을 때와 태어나서 초기 영아기 때의 환경과 내막증의 관련성을 살폈습니다.
연구 결과,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어렸을 때 정기적으로 콩으로 만든 분유(soy fomula)를 먹은 아이에서 성인이 되었을 때 자궁내막증의 위험이 2.4배나 높다는 점입니다. 콩에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가져 '식물성 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이라 불리는 이소플라본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자궁내막 세포와 생식기능을 주관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H-P-O) 축에 영향을 미치면서 자궁내막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몸이 작은 아기들에게는 매일 먹는 분유에 함유된 고농도의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이 평생의 생식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외에도 38주 이전의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들, 임신 중 엄마가 DES 치료를 받은 경우 아이의 자궁내막증 발병 위험이 컸습니다.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만삭 시 분비되는 태반의 폭발적인 에스트로겐 분비에 노출되지 못하면서 H-P-O 축에 불균형이 생기고 이로 인해 자궁내막증 위험이 커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DES는 1971년까지 임신 중 유산 방지 약물로 투여되었지만, 태아에 미치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현재는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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