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상은 없는데 초기 유산이 반복되는 반복유산, 2012년 미국 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에서는 '원인불명 반복유산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무리한 치료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초기 유산의 50~70% 정도가 수정란의 염색체 이상, 특히 26쌍 46개의 염색체 수에 이상이 생기는 염색체 이수성(aneuploicy)이라는데 주목하고 시험관시술을 통해 염색체의 수가 정상인 수정란만 선별해 이식하는 방법을 치료의 한 방법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비용부담이 높은 착상 전 유전자검사(preimplantation genetic screening: PGS) 후 시험관시술(in vitro fertilisation: IVF)가 반복유산의 재발을 방지하고 건강한 출산을 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 치료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최근 생식의학 전문 학술지 <Fertility and Sterility>에 원인불명 반복유산의 착상 전 유전자 검사 후 시험관시술(PGS-IVF)의 효율성을 검증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기존의 연구데이터를 이용하여 반복유산 여성의 착상 전 유전자 검사 후 시험관시술 임신과 자연임신의 결과를 비교한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입니다.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착상 전 유전자 검사 후 시험관시술을 한 경우 유산율 자체는 자연임신보다 현저히 낮았습니다(7% vs. 24%). 그러나 착상 전 유전자 검사 시 약 22% 정도는 정상 염색체를 가진 수정란을 만들지 못하면서 이식조차 못 했고, 시험관시술은 막상 임신 자체가 잘 안 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생존아 출산율은 오히려 시험관시술에 비해 자연임신을 한 경우가 더 높았습니다(40% vs. 55%)
미국의 시험관시술 비용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반복유산 여성이 한 명의 생존아를 출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시험관시술이 자연임신보다 100배가량 높았습니다.
반복유산 치료의 최종 목적이 유산 방지가 아니라 건강하게 출산하는 데 있다면 착상 전 유전자 검사를 동반한 시험관시술은 고비용 저효율 치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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