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면서 여러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남성의 생식 건강을 살피는 노력은 등한시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정자가 약해지고 있다'는 여러 증거가 나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최근 <Physiological Review>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남성의 생식 건강과 난임의 변화 양상을 살피고, 환경, 생활인자가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고환암, 유전자 이상 등 남성의 생식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의 변화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저는 생식기능, 정자 건강에 관심을 두고 논문을 읽어보았습니다.
1. 테스토스테론 농도 감소
남성의 성 기능, 생식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1988-89년에 비해 2002-04년에 현저히 감소하였습니다.
2. 정자의 농도 감소
지난 50년간 정자의 농도가 50% 감소했다는 Carlsen 등의 연구는 충격을 주었고, 이후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연구 데이터의 신뢰성, 방법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고요. 이후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재분석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는데요. 미국, 유럽, 호주 등 서구에서는 역시 정자의 농도감소가 확인되었고, 비서구에서는 정자 농도감소의 증거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생식력 감소
실제로 난임이 증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는 없습니다. 난임 비율은 나라에 따라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보통 전체 인구의 12~18%로 보고 있는데요. 긴 시긴 동안 난임율의 변화를 살핀 연구는 현재까지 없는 상태입니다. 보조생식술이 현저히 증가하였지만, 의료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고요.
WHO의 정상 정액 농도의 기준(2010년 매뉴얼)은 15×106/ml이지만, 40×106/ml 이하에서는 임신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다른 연구들을 근거로 한다면, 젊은 남성의 20~30% 정도는 임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10~15% 정도는 보조생식술이 필요한 정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4. 성별 분포의 변화
이전 연구에서는 살충제나 다이옥신에 노출되면서 정자가 약해진 경우 딸을 출산할 비율이 높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원래는 남성 105명이 태어날 때 여성 100명이 태어나는 성비 51.5%를 정상으로 봤을 때, 서구 여러 나라에서는 여성의 성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물론, 남아 선호사상 등으로 인한 선택적 유산이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한 결과입니다.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늦은 결혼이 가장 중요 인자로 꼽히고 있지만,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나이가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아래 표에서 보면 덴마크 여성의 1910년 출산 연령과 지금의 출산 연령이 거의 비슷하지만, 출산율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경제적 요인 등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자들이 있지만,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환경과 생활인자를 가장 중요하게 꼽고 있습니다. 특히,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노출된 환경호르몬은 유전자를 변형시키고 고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면서 출산 후 어른이 되었을 때 생식기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태어나서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 독소도 중요하고요.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뿐 아니라 진정 생식 건강을 생각한다면 환경을 지키는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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