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후 소파수술, 임신을 방해하나?
소파수술 후 다음 임신, 진행 임신율 비교 연구
임신 중단을 위해, 또는 계류유산 후 종결을 위해 자궁경관 확대 소파술(dilatation and curettage: D&C)을 시행하곤 하는데요. '소파수술 경험이 다음 임신을 방해하지 않을지' 염려 섞인 질문을 진료실에서 자주 받습니다.
관련 연구 결과가 최근 학술지 <Human Reproduction>에 발표되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파수술이 임신을 방해한다기보다는 '소파수술 후 유착이 건강한 임신을 방해'합니다.
임신 14주 이전 자연유산으로 소파수술을 받은 여성 131명을 대상으로 8-12주 후 자궁경을 실시하였습니다.
이 중 26명은 자궁내막유착이 없었고, 105명은 유착이 있어 유착제거술을 실시하였습니다.
유착이 없는 그룹과 유착이 있어 치료한 그룹의 임신 결과를 비교한 결과, 유착이 없는 그룹의 진행 임신율(임신 14주 이상)과 생존아 출산율이 유착 치료 그룹에 비해 뚜렷이 높았습니다.
또한 유착 치료 그룹의 유산율이 높았고 생존아 출산으로 이어진 임신까지 걸린 기간이 유착이 없는 그룹에 비해 세 배나 길었습니다.
자궁내막유착은 소파수술 후 나타나는 가장 흔한 후유증으로 다섯 명 중 한 명이 경험한다는 통계 보고가 있습니다.
유착 제거 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은 편이고요.
위 논문에서는 유착 제거를 하더라도 유착이 없었던 그룹에 비해 여전히 임신 결과는 좋지 못한데요. 연구자들은 소파술 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면 선택하거나, 히알루론산 겔 등의 유착방지제를 사용해서 유착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라고 강조합니다.
초기 유산 후 약물치료를 한 경우와 소파수술을 한 경우의 1년 누적 임신율이 비슷하다는 논문 결과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여기서는 유착 여부를 살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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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한다면, 소파수술 자체가 임신을 방해하지는 않지만 유착은 착상과 건강한 임신 유지를 방해합니다.
유산 또는 임신 중단 후 부득이 소파술을 받게 되더라도 회복할 때까지 초기 관리를 잘해서 유착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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