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건강과 임신] 좋을수록 빠르다
총직진활동정자수 많을수록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 단축
정액 검사는 남성 난임 검사의 기본이며, 거의 유일한 검사입니다.
그런데 정액 검사 결과의 해석이 좀 모호하지요.
현재는 2010년 개정된 WHO 정상정자 기준을 따르고 있는데요.
정상 기준에 못 미친다 하더라도 임신이 불가능한 거는 아니고, 정상 범위라 하더라도 임신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일 년 안에 배우자가 임신한, 즉 생식력이 확인된 남성의 하위 5%를 기준'으로 정해진 정액 검사 기준은 그야말로 임신에 적합한 커트라인일 뿐, 정상 범위 내에서도 임신에 더 유리한 정자 상태가 있지 않을까요.
혹시 정자 수가 많고 활동성이 좋으면 임신이 더 빨리 될까요?
정자 건강과 임신율, 임신까지 걸린 기간을 살펴 분석한 논문이 최근 학술지 <Human Reproduction>에 발표되어 소개합니다.
일 년 이상 임신을 시도하고 있는 난임 부부의 정액 검사 결과와 이후 임신율, 임신까지 걸린 기간의 관련성을 분석하였습니다.
약 5년간의 추적 조사 결과 59.5%가 자연임신을 하였으며, 임신까지 걸린 기간은 약 27개월이었습니다.
WHO 기준을 적용했을 때 정상 정자가 비정상 정자보다 임신 확률이 높았지만, 이 연구에서 계산한 '최적의(optimal) 정자' 기준은 조금 더 높았습니다.
정자 농도 | 직진 운동 정자 비율 | 총 정자 수 | 총 직진 활동 정자 수 | |
WHO 기준 | 15백만/mL | 32% | 39백만 | |
최적의 정자 | 35백만/mL | 40% | 95백만 | 55백만 |
그래프에서 보듯이 정상 범위를 넘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선까지는 정자 수가 많을수록, 정자 활동성이 좋을수록 임신율은 계속 높아지고 임신까지 걸리는 기간은 단축됩니다.
특히, 이 논문에서는 '총직진활동정자수(total progressive motile sperm count: TPMC)'를 임신 예측에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습니다.
정액량(ml) × 정액농도(million/ml) × 직진활동정자비율 로 계산하는 총활동정자수(TMSC) 또는 총직진활동정자수(TPMC)는 WHO 기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자연임신 가능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로 삼으며 보통 20 백만 이상을 정상 기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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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논문에서는 총직진활동정자수 55 백만 이상일 때 5년 내 자연 임신율이 55% 높아지며, 그래프에서 보듯이 총직진활동정자수 100-150 백만까지는 임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임신까지 걸리는 기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정자가 건강할수록 빠른 임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정액검사 결과는 단순히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으로 임신 가능-불가능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라 연속적 수치로 임신 확률과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을 예측하는 도구로 사용할 때 효과적입니다.
원인불명 난임에서 여성들이 임신을 위해 건강을 돌보듯이 정액검사 상 이상이 없는 남성도 건강한 생활로 정자 질을 높이면 임신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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