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 다이어리

[책 이야기]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움이야기 2021. 10. 22. 11:40

 

 

 

꼭 필요한 책만 남겨 두겠다 결심하고 책장 정리를 주기적으로 하지만 여행 관련 도서는 여전히 서재 한쪽에 빼곡합니다.
여행지를 정해 놓고 정보를 얻기 위해 읽은 책들도 있고, 더 많이는 여행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읽은 책들이지요.
여행 책은 언제 봐도 콩닥콩닥 마음 설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녀오고 나서 읽는 다른 이의 여행기가 제일 재밌습니다.
같은 곳을 비슷하게 또는 다르게 여행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행복했던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여럿의 여행 경험이 합쳐져 더욱 풍성해지기 때문이지요.
정세랑 작가가 여행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에서 물었던 질문-다녀와서 여행지에 대한 책을 읽는 것과 모조리 읽고 여행지에 가는 것에 관한-에 대한 저의 답변이기도 합니다.

책 속에는 작가의 뉴욕, 아헨, 오사카, 타이베이, 런던 여행기가 실려있습니다.
여행지의 거창한 역사나 깨알 같은 관광 정보 대신 머무르듯 사부작사부작 여행하는 작가의 일상을 담고 있는데요.
그리운 친구를 만나러, 교환학생 가는 친구를 따라, 이벤트에 당첨되어 떠난 여행에서 작가는 새로운 것을 만날 뿐 아니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의 반짝임을 발견합니다. 누군가 놓고 간 물건들의 사진을 찍기도 하고요.
지구 구석구석의 안녕을 바라고 사람과 동물, 식물이 다정하게 어울리는 세상을 기원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는 정세랑 작가와 함께하는 책 여행은 참 달달하고 포근했습니다.
우연히도 뉴욕을 빼고는 한 번씩 여행했던 곳이라 책을 읽다 중간중간 멈춰서 옛 여행 기록들을 들여다보는 추억 놀이를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작가처럼 여행 잡지 이벤트에 당첨되어 보스턴 여행을 다녀왔던 기억도 나고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기다림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 사랑스러운 여행기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를 읽어보세요.
따뜻한 봄날에는 자유롭게 여행하고 새로운 여행기를 쓸 수 있길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