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임신을 위해 끊어야 할까?
커피가 임신에 미치는 영향
임신을 준비하거나 난임 치료를 받는 분들께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커피 마셔도 괜찮나요?"입니다.
임신을 위해서는 안 좋다는 거는 뭐든 피하고 싶고,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하루 20억 잔이 소비되는 일상에 가장 밀착된 기호 음료니까요.
커피와 임신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해 실시한 여러 연구의 결과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카페인 복용으로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고 월경주기가 짧아질 위험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있는가 하면, 적절한 카페인 섭취는 오히려 배란 기능을 보호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카페인 섭취와 시험관 임신의 상관성을 분석한 최근 메타연구에서는 카페인이 임신율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페인, 생식 연령 여성 호르몬에 영향
하루 네 잔 이상의 커피, 임신 확률 떨어뜨려
카페인 섭취, 시험관 임신 결과에 영향 없어
학술지 <Fertility and Sterility>에 발표된 최신 논문에서는 카페인 섭취가 인공수정 임신율/생존아 출산율을 50%가량 높이고, 시험관 임신율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덴마크 한 대학병원에서 난임치료를 받은 1,708 커플의 커피 섭취와 임상적 임신율/생존아 출산율 상관 관계를 분석하였으며, 인공수정 1,511 주기, 체외수정과 미세수정 시험관시술 2,870 주기, 냉동란 이식 1,355 주기가 포함되었습니다.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 하루 1-5잔 마시는 여성, 하루 6-10잔 마시는 여성, 하루 10잔 이상 마시는 여성의 난임 치료 결과를 비교하였습니다.
인공수정에서는 커피를 한 잔도 안마시는 여성에 비해 하루 1-5잔의 커피를 마시는 여성의 임상적 임신율이 49%, 생존아 출산율이 53% 높았습니다. 시험관 시술 결과는 커피 섭취량과 별 상관 관계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시험관시술과 달리 인공수정에서는 난자를 난소에서 픽업하여 이동시키는 나팔관의 기능이 중요한데, 카페인 섭취가 긍정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가설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카페인 섭취가 임신을 방해한다는 뚜렷한 증거는 아직까지 없지만 유산 위험은 뚜렷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하루 300mg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자연유산 위험이 1.37배, 하루 600mg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자연유산 위험이 2.32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연구에서도 하루 2잔(캔) 이상의 카페인 음료를 마신 경우 유산 위험이 현저히 높았습니다.
카페인 섭취와 유산 위험
임신을 기다리는 여성에 대하여 예방적 조치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카페인 섭취를 하루 300mg 이하로 줄일 것을, 유럽식품안전국(EFSA)에서는 200m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임신을 위해 커피를 꼭 끊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대답한다면,
꼭 끊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임신 중에는 가급적 제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