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감소하는 AMH, 변동 폭을 살펴야
'난소 나이'를 알려준다는 항뮐러관호르몬(AMH) 검사는 난임 여성뿐 아니라 요즘은 결혼과 임신을 미루고 있는 비혼 여성의 건강 검진 항목에도 포함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임신할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사용 가능한 난자의 풀, 즉 난소예비력이 궁금해서일 텐데요.
실제 나이보다 난소 나이가 훨씬 많은 결과지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러다가 일찍 완경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난소 예비력 검사 결과지를 해석할 때 몇 가지 주의점이 있습니다.
첫째, 결과지에 적혀있는 난소 나이만 보고 너무 주눅들 필요는 없습니다.
난소의 전동난포와 동난포의 과립막 세포에서 분비되는 AMH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하는데 연령에 따른 '정상치'가 있다기보다는 '참고치(reference value)'가 있습니다.
인종마다 AMH 수치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검사 결과를 모아 한국 여성의 AMH 연령별 기준을 세우는 연구를 진행하였고 몇 편의 논문으로 발표되어 있는데요. 대표적인 연구 두 편의 결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7년 발표된 논문으로 난임여성 15,801명의 AMH 수치를 연령별로 분석한 연구 결과입니다.
기존 연구에서 많이 사용하던 Immunotech version 대신 Gen Ⅱ kit를 사용한 분석으로 두 방식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난임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검사라 전체 여성을 대표하지 못하고 AMH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을 제외하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어서, 2012년 발표된 연구 결과를 추가로 소개합니다.
난임치료센터 내원환자를 대상으로 하긴 했지만, 21일-35일 사이의 정상 월경주기 여성으로 한정하고 다낭성난소증후군, 난소수술력 환자, 항암제나 면역억제제 등 난소기능에 영향 미칠 수 있는 약물 복용자는 제외하였습니다.
두 연구 모두 AMH 수치를 연령별 백분위 수로 표시하고 있는데요. 즉 가장 낮은 수치부터 높은 수치까지 줄을 세웠을 때 중간값을 50th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를 기준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38세 여성이 AMH 수치가 1.15 ng/mL 가 나왔다면 '난소 나이가 43세'라는 결과를 받을 수 있습니다. 43세 여성의 중간값이 1.15 ng/mL 니까요.
하지만 이 수치는 38세 여성의 25번째 백분위 수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좀 낮기는 하지만 같은 나이 여성 중에 수치가 더 낮은 경우가 25%는 된다는 뜻이니 '난소 나이 43세'보다는 조금 더 안심이 되는 해석입니다.
둘째, 난소예비력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키도 큰 사람이 있고 작은 사람이 있듯이 난소예비력도 개인차가 있습니다. 유전적 영향도 있고요.
중요한 것은 변동 추이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AMH 수치가 낮아지는 건 당연하지만 상위 25% 수치가 하위 25%로 갑자기 떨어진다면 주의가 필요하지요. 너무 피곤하지 않은지, 혈액순환 상태는 어떤지, 건강과 생활, 환경을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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