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는 일상의 회복을 소망하며
움여성한의원 수유본원 문현주 원장
해마다 이맘때면 한의원 소식지에 쓸 새해 인사를 생각합니다. 지내온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 바람을 담곤 하지요. 문득 작년에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해 찾아보았습니다. 인생의 전환기에 다시 만난 옛 친구들과 회포를 풀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다시 갱(更)’의 취지를 살려 노련하지만 새로움을 잃지 않는 진료를 다짐했지요. 그때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2020년, 세상을 멈추게 한 ‘코로나 19’의 시대를 살게 될 줄은.
‘봄이 되면 끝나겠지’ 했던 전염병은 어느덧 일 년째고 1, 2차 유행을 겨우 넘겼나 싶었는데 혹독한 3차 대유행을 지나고 있습니다. 거추장스럽던 마스크는 이제 없으면 허전한 몸의 일부가 되었고, 한의원-집-동네 산책 루트를 반복하는 단순한 동선도 익숙해지니 그럭저럭 지낼만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리운 건 평범한 일상입니다.
마스크 장벽 없이 환자를 만나고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밥 한 끼 둘러앉아 함께 나누고, 보고 싶었다 애썼다 손 마주 잡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보통의 날들이요. 수다와 여행도 빼놓을 수 없지요. 흥이 나면 노래방에서 신나게 떼창도 하고요.
‘별일 없는 일상의 회복’,
간절히 바라는 2021년 새해 소망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환경이라 생각하고 조심조심 꾹 참고 노력해온 우리 모두는 새날을 맞을 충분한 자격이 있고요. 치료 약과 백신 개발 소식을 들으며 코로나 종결의 날이 머지않았구나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이제 조금만 더,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지 말고 조금만 더 견뎌요. ‘부정거사(扶正祛邪)’, 정기를 길러 사기를 제거하는 한의학의 치료법처럼 늘 강건하시고요. 몸과 마음을 잘 돌보며 무사히 역병의 시대를 건너 다시 소중한 일상을 즐기는 한 해가 될 수 있길 두 손 모아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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