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한의대 지망 학생을 위한 추천도서

한의대 지망 학생을 위한 추천 도서

 

고등학생들은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고 진로 준비를 하느라 방학 중에도 많이 바쁘죠.
특히, 학기 중에 미처 못했던 독서를 하는데요.
진로를 어느 정도 정한 학생들은 전공 관련 책을 찾아 읽고 독후 활동을 합니다.
생기부에 책 제목이 기록되기도 하고, 또한 미래의 전공을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선택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죠.
그래서 제가 선배 한의사로서, 수험생 학부모의 마음으로^^ 한의대 지망 학생을 위한 추천 도서 몇 권을 뽑아 봤습니다.

물론 관련 책들은 너무 많고 더 좋은 책들이 있겠지만, 제가 읽어본 책만을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1. 한의학 전반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와이겔리, 안세영 조정래

머리카락부터 이목구비, 간신비폐신 오장과 육부 등 우리 몸 구석구석을 <동의보감>식 편제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자가 낯선 세대에게 일상의 예를 들어 핵심 조목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읽다 보면 '외계어' 같은 한의학 용어가 조금은 친숙한 느낌이 듭니다. 한의학에서 인체를 보는 관점과 치료, 양생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그린비, 고미숙

인문학자의 눈으로 오래된 고전 <동의보감>을 읽고 재해석한 책입니다.
한의학에서 '인체는 소우주'이기 때문에 사람의 몸과 마음, 건강을 살필 때는 우주와 자연, 철학과 의학을 아우르는 경계 없는 앎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책 속에서 소개하는 여러 학문과 접속하며 재밌게 읽다 보면 인체를 바라보는 시야가 확 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한의학 기본 이론

<음양은 뭐지>, <오행은 뭘까>, <음양오행으로 가는 길> 와이겔리, 어윤형, 전창선

한의학 이론의 기본이 되는 음양과 오행을 쉽게,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책입니다.
음양오행은 이를테면 한글의 ㄱㄴㄷ, 영어의 ABC 같은 거라 한의학 공부를 하려면 제일 먼저 이해해야 하는 필수 이론인데요.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그나저나 '젊은 한의사가 쉽게 풀어 쓴 음양오행'이라는 부제가 붙었는데요. 저는 학생 때 이 책의 초판을 읽었는데 저자들도 이젠 중년 한의사가 되셨겠어요.

 

3. 고전

고전 읽기는 동양철학을 이론적 바탕으로 하는 한의학을 공부할 때 일종의 근육 키우기,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거예요.
한의과대학에서 정규 과목으로 편성해 수업하기도 하고, 학생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같이 읽기도 하지요.저도 학생 때 <도올서원>에서 '중용' 공부를 했었는데 한의학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됐던 기억이 있습니다.

<강의: 나의 동양고전 독법> 돌베개 신영복
<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돌베개 신영복
<중용, 인간의 맛> 통나무 도올 김용옥


4. 인문의학

우리나라는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제도적으로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두 의학은 서로 다른 이론적 기반을 갖고 있지만, 대립보다는 서로 보완하며 발전할 때 국민 건강에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분법적 사고보다는 몸과 건강을 살피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관점을 폭넓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제가 읽고 도움받았던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몸의 역사, 몸의 문화> 휴머니스트, 강신익
<인문의학: 21세기 한국 사회와 몸의 생태학> 휴머니스트, 인제대학교 인문의학연구소

 

5. 여성 건강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한문화, 크리스티안 노스럽

모든 질병이 다 그렇지만, 특히 여성의 건강을 살필 때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월경통', '난임', '갱년기 증상' 등 서양 의학적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없지만 고통이 실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의학박사이자 심신의학자, 자연치유 전문가인 저자는 수동적 치료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몸과 마음의 균형, 환경, 식이, 생활습관 등을 살피는 치유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방 부인과를 전공으로 택하며 제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책입니다.

<닥터 페미니스트 여자의 몸을 말하다> 서유재, 문현주

부끄럽지만 제 책도 한 권 끼워 넣을게요^^
한방 부인과(여성의학)에 관심 있는 한의대생과 한의대 지망생에게 추천하며 책 소개는 출판사의 소개 글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