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들이 둘째를 낳기 힘든 이유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2013년 출산율 1.19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정부는 각종 저출산 극복 대책과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효를 발휘하진 못하는 듯 합니다. 황금돼지띠와 같은 ‘속설’에 출산율이 올라가는 것은 봤어도, 최근 쏟아지는 정책으로 출산율이 올라가진 않으니 말입니다.
미취학 아동 대상 모두에게 보육료 지원이 되는 등 전에 비하면 나아진 제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그 부분이 딱 가려운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둘째, 셋째를 낳은 것을 꺼리는 이유로, 경제적 문제를 많이 부각시키지만, 며칠 전 소개된 기사속의 통계를 보면 본질은 아닙니다. 부부합산 소득이 낮은 경우보다 높은 고소득층일수록 둘째 출산 생각이 없다고 대답을 했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를 보면 그 실태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부부합산 소득 500만원 이상에서 둘째 출산 계획이 없는 집이 73.9%나 됩니다.
[기사원문]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736950&code=11131100&cp=nv
일반적으로 소득이 증가되는 경우하면 그만한 대가가 필요하게 마련입니다. 더 긴 시간을 일을 하거나, 더 높은 강도의 정신적 혹은 육체적 스트레스를 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육아와 일을 겸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경제적 문제보다는 아이를 충분히 돌봐주지 못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느냐에 대한 갈등이 직장맘 둘째 출산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것입니다.
직장에서는 남녀 모두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하고, 그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하며, 획득한 지위를 놓치지 않으려면 ‘육아’로 인한 공백은 있을 수 없습니다. 육아를 위한 ‘쉼’이 직장인으로서는 영원한 ‘쉼’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큽니다.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것도 큰 원인이 됩니다. 돈이 조금 더 들어도 신뢰할 수 있는 보육대리자가 있다면 그 곳을 택할 것이고, 마음은 한결 가벼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기관이나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운 좋아야 만날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또한 저출산을 조장하는 가장 근본에 깔린 원인은, 거의 전세계에서 최고 수준인 ‘경쟁적’ 사회문화라고 생각됩니다. 그 속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 아이를 등에 업고 전쟁터로 나가는 상황이 되니, 여러명의 아이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좀 커서 땅에 내려 놓아도 또 무서운 경쟁속에 내몰아야 하니, 부모는 ‘돌봄’에 대한 책임감이 커집니다. 우리 모두 이 팽팽한 긴장감을 다 같이 ‘짠’ 하고 내려놓았으면 좋겠는데, 그러기 쉽지 않겠지요?
아이를 낳아 키우는 주체인 우리의 생각도 한번쯤 되돌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사회에 사는 한 경쟁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 시류에 덩달아 휩쓸려가기 보다는, 중심을 잡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내 마음 먹기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육아 지원 정책이 몇 십만원 수준의 보육료 지원을 하기보다는, 육아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고, 육아휴직으로 인해 단절되지 않는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믿을 수 있는 보육기관과 보육보조자를 양성하는 것이나, ‘공동육아’ ‘육아협동조합’을 통해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장려되어야할 것입니다.
모쪼록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이루어 져서, 힘들지만 그래도 더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직장맘들이 둘째를 낳기 힘든 이유 |작성자 눈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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