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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빨라지는 사춘기, 소아비만과 관련

by 움이야기 2014. 8. 8.

아이들의 사춘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여자 아이들의 사춘기 시작 연령도 1920년 14.6세, 1980년 12.5세로 점점 빨라져서, 2010년 통계에 의하면 10.5세로 이제 초등학교 5, 6학년이면초경을 시작하고 어린이에서 여성이 됩니다. 이러한 성적 성숙에는 시간뿐 아니라 공간적 차이도 뚜렷합니다. 인류학적 연구에 따르면 거주하는 지역, 특히 사춘기 이전의 거주환경에 따라 초경연령은 크게 차이가 있는데 이는 음식, 노동, 질병위험 등 에너지를 결정하는 환경인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최근 영국 Plymouth 대학 연구팀에 의해 소아비만과 빠른 사춘기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성호르몬 결합 글로블린 (Sex hormone-binding globulin)'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보고가 발표되었습니다 ('New link between obesity in young, lowering of  age of puberty'). 5세부터 15세 사이의 영국 어린이 34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세때 과체중이나 비만인 아이들이 성호르몬 결합 글로블린의 수치가 어린시절 내내 현저히 낮으면서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며, 이러한 현상은 남자아이들에 비해 여자아이들에게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영양과 재생산(reproduction)기능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는 진화학적으로 임신과 출산, 양육을 하는데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영양이 부족한 여성이 임신을 하게되면 이는 엄마와 아이 모두의 건강을 해치는 일이고, 길게 봐서도 재생산 성공률을 낮추는 일이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에서 재생산 기능이 억제되는 것이 순리인 것입니다. 풍족한 영양공급이 가능한 시대, 지역에서 재생산이 가능한 성적 성숙의 연령을 점점 빨라지는 현상은 이러한 진화학적 적응의 결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빠른 사춘기는 성 호르몬 수치의 상승, 높은 생식기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건강을 위해 꼭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높아진 성 호르몬으로 인해 성호르몬 의존성 종양 위험이 높아지고, 유방암, 자궁암 등의 발병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심장병, 당뇨병 등 성인병의 위험도 높아지면서 평생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소아비만은 이제 국제 보건의 중심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10-11세 영국 어린이의 1/3 가량이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하며, 어린시절의 건강이 평생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제 '잘' 먹인다는 것은 '많이' 먹이는 것이 아니라 '건강히' 먹이는 것입니다. 소아비만은 성조숙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어릴 때부터 균형잡힌 식단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