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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영화 이야기] 피의 연대기

by 움이야기 2018. 1. 31.

[영화 이야기] 피의 연대기 





십오 년 전 한의원 이름을 '자궁(womb)'으로 정하고 진료를 시작하면서 매일매일 가장 중요한 이슈는 '월경'이었습니다.


월경이 불규칙하거나 월경통으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을 만나고, (월경불순으로) 월경을 기다리거나 (임신을 원하며) 월경을 기다리지 않는 여성들을 만나며, 드러난 월경 문제는 없지만 건강 문제를 파고들다 보면 여성건강은 월경과 관련된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월경은 진료실에서 조심스레 꺼내 놓는 은밀하고 사적인 건강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초경부터 완경까지, 거의 35년간 매달, 5-7일간 꼬박꼬박하는 여성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임에도 불구하고요. 월경이 좀 더 양지에서, 공적으로, 많이, 자주, 함께 이야기될 때 우리는 좀 더 편하고 건강하게 월경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을 거라는 취지로 기회가 될 때마다 글이나 강연을 통해 '월경을 이야기하자'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런데 백 마디 말보다 더 효과적인 영화 한 편이 나왔습니다.


영화 <피의 연대기>는 쉽고, 유쾌하고, 아름다운 영상으로 월경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부제 그대로 '본격 생리 탐구다큐'입니다.


할머니, 어머니, 나로 이어지는 월경의 경험, 내 주변 친구들과 지구촌 곳곳 여성들이 비슷하게 혹은 다르게 경험하는 월경 이야기를 담고 있고 다양한 월경용품, 특히 최근 관심이 높은 월경컵을 자세히 소개하며 불편하게 월경하지 말자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월경하는 여성과 월경하지 않는 남성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