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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책 이야기] 이토록 고고한 연예

by 움이야기 2018. 12. 3.

[책 이야기] 이토록 고고한 연예




이제 2018년도 마지막 달력 한 장 남았습니다.

겨울비가 내리고 나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월동 준비는 잘하고 계신가요?

김장, 핫팩, 두꺼운 겨울 패딩만 월동 준비가 아니라 긴긴 겨울밤에는 재미있는 책 한 권 만한 게 없습니다.

추워서 꼼짝도 하기 싫은 날, 따뜻한 이불 속에서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책 읽는 기분은 꿀맛이죠.

아, 물론 '재미있는' 책이어야 합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 같은 책이 딱 어울리는데요.


<이토록 고고한 연예>가 딱 그런 책입니다.

길에서 사는 거지인 줄 알았더니 조선팔도에서 가장 뛰어난 광대이고, 재기 넘치는 예술가일 뿐 아니라 모두에게 존경받는 현인(賢人) 달문.

글쓰기를 좋아하는 거 말고는 어렸을 때부터 인삼 장사 가문에서 이익 남기는 법만 배워온 모독.

점주와 점원으로 만난 두 사람은 의금부와 포도청이 경쟁하는 산대놀이에 얽혀 말할 수 없는 핍박과 고초를 겪게 됩니다.


하지만 '길이 위험한 것이지 길에 사는 사람이 위험한 거는 아니다'는 인간을 귀히 여기는 달문의 마음은 배고프고 아프고 힘든 민초의 일상을 위로하며 한바탕 놀이와 웃음으로 승화시킵니다. 달문의 삶에 감동을 받은 모독은 이를 평생의 소설로 완성하고요.


얼핏 보면 '연애' 이야긴가 착각할 수 있는데 '연예'입니다. 그것도 사람을 살리고 희망을 주는 아주 '고고한 연예'

재미와 감동을 듬뿍 주는 달문과 모독의 이야기로 춥고 쓸쓸한 겨울날 따뜻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