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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건강한 임신은 건강할 때만

by 움이야기 2012. 10. 8.

다음 주 부터 본격적인 수업의 시작입니다.


수강신청을 하면서 제가 선택과목으로 고른 것은 'Evolutionary Perspective on Reproductive and Infant Health(생식건강과 영아건강에 대한 진화적 관점)'와 'Advanced Anthropological Perspectives on Science and Biotechnology(과학과 생명기술에 대한 인류학적 관점)' 입니다.


제 관심분야가 여성의 건강, 특히 생식건강에 있고 보조생식술, 착상전유전자 진단, 줄기세포 등 여성의 건강과 관련된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어떻게 봐야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그 외에도 '기후변화와 건강과의 관계', '몸의 정치학' 등 재미있는 과목은 많은데 다 고를수는 없어서 아쉽게도 포기했습니다. 시험과 평가만 없다면 ^^ 여러과목을 아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텐데요. 


다음주 수업을 준비하면서 미리 참고문헌들을 읽어보았습니다.


첫 수업으로는 '여성은 왜 월경을 하고 폐경이 되는가'하는 재미있는 주제였습니다.

의학을 공부한 제게 월경은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여성의 생리현상'이었지만 이를 보는 다른 관점도 새로웠습니다.


Robert L. Hall은 에너지 이론으로 여성의 월경을 설명하고 있는데 다른 조직에 비해 무겁고 분화되어있는 내막조직은 흡수하는 것보다 한달에 한번씩 내보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그러나 매달 월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4%의 에너지를 더 소모하기 때문에 여성의 건강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폐경이 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월경을 질병예방의 관점으로 보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Margie Profet은 정자의 꼬리에 달려 옮겨지는 많은 병균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의 위험을 월경이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배우자가 무정자증인 경우 여성의 자궁 염증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논문이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피임을 하지않는 두 집단을 비교연구한 결과 여성의 육체적 피로(physical exhaustion)가 수태력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는 '적응(adaptive)'이론으로 볼 수 있는데 다시 말하면 여성은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적합한 건강상태에서만 임신과 출산을 함으로써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생존을 유지해 나간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체의 건강도 해치고 아이도 건강하게 양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출산율의 감소는 그것이 자발적이던, 비자발적이던 '낳고 기를만한 환경'이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심각한 육체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 극심한 경쟁과 불안한 경제상황은 여성의 자발적 출산의지를 떨어뜨리기도 했고 아이를 원하는 여성의 건강한 임신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는 이 시점에 문제해결을 위해 곰곰이 생각해봐야할 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