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제 사용한 피임(경구피임약, 주사, 패취, 임플란트, 미레나 등) 우울증 위험 높여
젊은 여성에게 위험 높고 사용 6개월에 최고
<사진 출처 Guardian>
호르몬을 조절하여 피임 효과를 내는 모든 피임법, 즉 경구피임약, 주사, 패취, 임플란트, 미레나 등을 사용한 경우 우울증 진단을 받거나 항우울제를 복용할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진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연구팀은 100만 명이 넘는 덴마크 여성들(15~34세)의 의료기록을 13년 동안 추적 조사하여 호르몬 피임법과 우울증과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최근 <JAMA Psychiatry>에 발표하였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복합 피임약: 우울증 위험 20% 증가
프로게스테론 단독 피임약: 우울증 위험 30% 증가
<사진 출처 Guardian>
피임 패취: 우울증 위험 2배 증가
Vaginal ring(호르몬을 분비하여 피임 효과를 내는 질에 삽입하는 링): 우울증 위험 1.6배 증가
임플란트(피부 삽입형 피임기구): 우울증 위험 2.1배 증가
Levonogestrel intrasterine system('미레나'라고 불리는 프로게스테론을 방출하는 자궁 내 장치): 우울증 위험 1.4배 증가
Medroxyprogesterone acetate depot(피임 주사): 우울증 위험 2.7배 증가
흔히 간편하고 부작용이 적어 먹는 피임약 대신 쓸 수 있는 피임법으로 알려진 피부나 자궁에 삽입하는 피임법이 오히려 우울증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호르몬제 피임법 사용 후 여자 청소년의 우울증 발병 위험이 성인 여성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15~19세 사이 여자 청소년의 경우 우울증 위험이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복합 피임약을 복용한 경우 1.8배, 프로게스테론 단독 피임약을 복용한 경우 2.2배, 미레나와 같은 자궁 내 장치를 삽입한 경우 3배나 높았습니다.
호르몬제 피임법 사용 기간과 우울증 발병의 상관 관계를 조사한 결과, 6개월째에서 우울증 발병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울증 발병위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높습니다.
하지만, 사춘기가 시작되기 전, 여자 어린이와 남자 어린이의 우울증 발병빈도에는 성별 차이가 없지요. 바로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으로 대표되는 여성호르몬이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배란기 이후 분비가 증가하는 프로게스테론은 기분을 가라앉게 하며, 월경전증후군을 유발하기도 하지요. 외부에서 들어오는 합성 호르몬은 이 작용을 더욱 강력하게 할 위험이 있습니다.
혈전 유발, 우울증 위험 등 피임약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는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피임약은 안전하다", "그래도 원하지 않는 임신보다는 낫지 않나" 하는 담론이 유포되고 있습니다(참고: <피임약, 감당할 수 있는 부작용이란>). Holly Grigg-Spall이 <가디언>에 쓴 칼럼처럼 왜 한달에 배란일 즈음, 6일 정도만 임신이 가능한 여성이 매일 생식이 가능한 남성도 감당하지 않는 피임약의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걸까요. 그것도 피임약이 아니면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콘돔 같은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다른 피임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호르몬을 이용한 모든 종류의 피임법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이제 막 피임을 시작하는 여자 청소년이라면 더욱 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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