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임신, 아이는 더 똑똑
35세 이상의 임신을 의학적으로는 고령임신이라고 합니다. 난소기능이 약해지고 임신 중 합병증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를 기울이지요.
하지만 한국 여성이 첫 출산을 하는 평균 나이가 31.4살이니 많은 여성이 고령임신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이 들어 임신하려는 엄마들에게는 걱정이 많습니다. 임신이 잘 될지도 걱정이고, 임신이 되더라도 늦게 낳아 키운 아이가 건강할지도 걱정이고요.
최근 '나이 많은 엄마들에게 기쁜 소식(good news for older mothers)'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실려 많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New York Times>
기사에서는 <국제역학지(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1958년, 1970년, 그리고 2000-2002년에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출산 시 엄마의 나이와 10-11세가 될 때 아이의 인지능력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연구였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1958년과 1970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엄마가 35-39세의 고령인 경우 25-29세의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 인지 능력이 떨어졌지만, 2000-2002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오히려 엄마가 35-39세에 출산한 경우 젊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 10-11세 때 인지 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는지에 대해 논문의 주저자인 Alice Goisis는 나이 든 엄마의 사회경제적 특징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과거에는 늦게 아이를 낳는 여성은 첫 출산이라기보다는 이미 다른 아이가 있는 경우가 많고 가난한 여성들이 많았던 반면에, 2000년대에 출산한 고령임신 여성들은 첫 출산의 비율이 높고 교육수준이나 사회경제적 환경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물론 똑똑한 아이를 낳기 위해서 꼭 기다렸다가 나이 들어 임신을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고령임신군의 사화경제적 환경이 임신과 출산에 우호적인 환경이었고 임신 중에 임산부가 자신을 잘 돌볼 수 있었으며 흡연율은 낮고 모유수유 비율은 높았다는 통계적 사실입니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사회/경제적 차이를 보정한 후에도 여전히 2000-2002년 출산아의 경우 고령임신에서 아이의 인지능력이 높았는데요. 나이든 엄마들의 심리적 유연성, 아이로부터 받는 복잡한 감정적 자극에 잘 대처하는 안정적인 양육 태도가 아이의 인지능력 향상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나이는 그 자체로 장점일 수 있다(Age in itself may be an advantage)"고 Trillingsgaard 박사는 말합니다.
충분한 지지를 받으며 성숙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그리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며 임신한다면 나이가 많더라도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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