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치료로 출산, 다음 시험관시술은 언제?
출산 후 다음 임신까지의 간격, 즉 '터울'에 대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Healthy People 2020은 18개월, 국제보건기구(WHO)는 24개월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출산 후 너무 빠르거나 늦게 임신을 하면 엄마와 아이가 건강하지 않고 저체중, 조산, 모성/신생아 사망률 등 건강지표가 나쁘다는 기존의 여러 연구를 인용한 결과지요.
하지만 난임을 경험한 여성의 경우는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임신이 잘 안 되었던 경험 때문에 마음이 급할 수 있고, 또는 지난번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냉동해 둔 수정란을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출산 후 언제쯤 다시 시험관시술을 시작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까요?
시험관 임신으로 출산을 한 후 다음 임신을 위해 시험관시술을 한 6만여 건을 분만-시술 간격에 따라 임신율/생존아 출산율을 분석한 논문이 최근 학술지 <Human Reproduction>에 발표되어 소개합니다.
연구 결과, 분만 후 다음 시험관시술 시작은 가급적 6개월이 지나서, 그러나 24개월 이내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입니다.
분만 6개월 이내에 시험관시술을 실시한 경우, 12-18개월 사이에 실시한 경우보다 임상적 임신율이 5.6% 낮고(40.1% vs. 45.7%), 생존아 출산율이 6.8% 낮았습니다(31.6% vs. 38.4%). 또한 분만 24개월이 지나서 시험관시술을 실시한 경우도 임상적 임신율이 5.1%(40.6% vs. 45.7%), 생존아 출산율이 5.7% 낮았습니다(32.7% vs. 38.4%).
연구자들은 임신을 너무 미루면 노화로 인한 생식기능의 저하, 너무 서두르면 분만 직후 영양 부족으로 임신에 불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첫째를 시험관시술로 출산했다고 해서 둘째 임신을 위해서 반드시 시험관시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연임신의 가능성은 늘 열려있지요.
난임 경험이 있는데 둘째 임신을 원한다면 건강한 임신을 위한 준비를 조금 일찍 시작하고 만약 시험관시술을 다시 계획한다면 출산 후 6개월은 지나서, 늦어도 2년 안에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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