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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시험관아기] 반복 착상 실패, 면역치료 효과는?

by 움이야기 2018. 7. 20.

[시험관아기] 반복 착상 실패, 면역치료 효과는?





난임 치료의 대명사가 된 시험관아기의 성공 여부는 결국 착상에 달려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정자와 난자를 채취하고 수정하여 이식하는 과정까지는 고령이나 난소기능부전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난히 진행되는 편이지만 착상, 임신을 거쳐 생존아를 출산하는 '성공'은 주기 당 넷 중 하나에 불과하니 착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착상을 위해서는 수정란 발달을 잘 하여야 하고 자궁 내막의 수용성이 좋아야 합니다.

자궁 내막의 수용성에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자궁 내막, 자궁 근육의 수축, 배아와 자궁 내막 사이의 상호작용이 중요한데요. 이 중 배아와 자궁 내막 사이의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면역학적 기전을 도와 시험관시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특히 반복 착상 실패나 반복 유산 환자에게 면역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면역학적 치료를 병행하면 시험관 성공률이 높아질까요?


최근 미국 생식의학회 임상위원회(Practice Committee of the 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에서 면역 치료의 효과를 검증한 기존 논문을 분석하여 시험관시술 시 면역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습니다.





아스피린(Aspirin)


혈액순환을 돕는 아스피린의 작용을 난임 치료에 응용하면 난소 혈류량을 증가시켜 여러 개의 질 좋은 난포를 자라게 하거나 자궁 혈액순환을 도와 내막을 두껍게 하고 자궁 수용성을 높여 임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시험관시술에 아스피린 치료를 병행하는 이론적 근거입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 결과는 아스피린의 임신율/생존아 출산율 향상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조생식술 주기에서 생존아 출산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루틴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함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


부신피질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합성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등을 과배란 시기에 난소 반응을 돕기 위해, 또는 착상 시기에 착상 확률을 높이기 위해 투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2017년 발표된 메타분석을 포함한 여러 연구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가 시험관시술의 임상적 임신율이나 생존아 출산율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항갑상선 항체와 같은 자가 항체가 있는 경우, 난자 채취 후 프레디노손 투여가 임신율과 생존아 출산율을 높였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를 바탕으로 한 위원회의 권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적으로 보조생식술 주기에서 생존아 출산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배란유도 시기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루틴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함

  • 일반적으로 보조생식술 주기에서 생존아 출산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착상 시기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루틴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함

  • 이득이 있을 수 있으나 증명되지 않은 소집단(예: 자가항체가 있는 경우)이 있는지 여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함



과립구 콜로니 자극 인자(Granulocyte Colony-stimulating Factor: G-CSF), 과립구 대식세포 콜로니 자극 인자(Granulocyte/Macrophage Colony-stimulating Factor: GM-CSF)


생식 조직에서 G-SCF와 GM-CSF 생산과 수용체를 발견하고 여기에 이상을 유발한 동물실험에서 생식력 감소를 확인한 후 배아 발달을 돕고 자궁 내막을 두껍게 하여 임신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로 G-SCF, GM-CSF 치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자궁내막이 얇은 여성이나 반복 착상 실패, 반복유산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지만 효과가 없다고 결론 내린 연구도 많습니다.


위원회 역시 명확한 결론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 자궁내막이 얇은 여성의 내막 두께를 향상시키거나 시험관 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G-CSF 사용을 권고하거나 반대할 증거 불충분

  • 시험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G-CSF나 GM-CSF의 국소 또는 전신 투여를
    권고하거나 반대할 증거 불충분



정맥 내 지방유제(Intravenous Fat Emulsions)


동물 실험에서 자궁내막 자연살해세포(NK cell) 활성도를 낮춰 초기 자연유산율이 감소한 결과를 근거로 시작한 면역치료입니다.

2016년 발표된 무작위 대조군 실험에서 자연살해세포 활성도가 높은 난임, 반복유산 여성에게 난자 채취 당일 이 치료를 실시한 결과 진행 임신율과 생존아 출산율이 유의하게 높아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반면,   40-42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치료를 안 한 군에서 30%의 생존아를 출산하였으나 치료 군에서 생존아 출산이 하나도 없어 연구를 조기 종료하기도 했습니다.


위원회의 권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시험관시술을 하는 난임 여성에게 루틴으로 정맥 내 지방유제를 추천할 만한 증거 불충분

  • 이득이 있을 수 있으나 증명되지 않은 집단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함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Intravenous Immunoglobulin)


항염증 작용과 면역 조절 작용으로 반복 착상 실패, 반복 유산 환자에게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면역치료입니다.

소규모 무작위연구 두 편 모두 정맥 내 면역를로블린 주사의 임신율 상승효과 또는 생존아 출산율 증가 입증에는 실패하였습니다.

몇몇 코호트 연구에서는 생존아 출산율 증가 효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Th1:Th2 비율이 높은 환자에서 착상률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위원회의 권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시험관 성공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을 권고할만한 증거 불충분

  • 치료가 도움이 될만한 소그룹이 있을 수 있으나, 지침을 정하고 위험과 이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질 높은 무작위 대조군 실험이 필요함



아달리무맙(Adalimumab)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인 아달리무맙을 TNF 알파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난임 환자 치료에 응용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대조군에 비해 생존아 출산율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연구 대상의 수가 적고 정맥 면역글로불린, 아스피린, 헤파린 등 여러 약물이 동시에 사용되는 등 연구의 질이 높지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위원회의 권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험관 성공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아달리무맙 치료를 권고할만한 증거 불충분



말초혈액 단핵 세포(Peripheral Mononuclear Cells)


국소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자궁내막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말초혈액 단핵 세포 자궁 내 관류법을 실시합니다.

한 무작위 대조군 실험에서 치료 군의 임상적 임신율이 유의하게 상승하였으나 연구의 질이 낮다는 비판이 있으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4회 이상 착상 실패, 자궁내막 7-8mm 난임 여성의 생존아 출산율을 향상시켰습니다.


위원회의 권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험관 성공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정란 이식 전에 자가 말초혈액 단핵세포 자궁 관류법을 권고할만한 증거 불충분



정장(Seminal Plasma)


자궁내막의 수용성과 면역관용을 높이기 위해 난자 채취 시기에 정장(정액에서 정자를 제외한 액체)을 자궁/자궁경부에 넣어주는 방법으로 임상적 임신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나 진행 임신율이나 생존아 출산율 증가는 없었다.




시험관 시술 시 정장의 주입이 임상적 임신율을 향상시켰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 하지만 진행 임신이나 생존아 출산율을 향상시키지 않았다는 상당한 증거도 있다.



정자의 항체 제거 준비(Spermatozoa, Antibody-free Preparation)


항정자항체가 있는 경우 정자의 수정률이 떨어지므로 시험관시술 과정에서 정자의 항체를 제거하는 준비 과정을 거친 후 수정률의 변화를 살폈다. 연구 결과, 이러한 처치가 수정률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



시험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정자의 항체 제거 준비를 권고하거나 반대할 증거 불충분



타크로리무스(Tacrolimus)


임신을 위해서는 태아를 남으로 인식해 거부하지 않도록 하는 면역 관용이 필요하고 Th1/Th2 비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코호트 연구에서 5회 이상 시험관 실패, Th1/Th2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여성에게 수정란 이식 전 타크로리무스 치료를 실시한 결과, 임상적 임신율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하지만 연구의 샘플 사이즈가 작고 대상자 선정 바이어스가 있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위원회의 권고는 다음과 같다.




시험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타크로리무스 치료를 권고할 만한 증거 불충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