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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영화 이야기] 인생 후르츠

by 움이야기 2019. 1. 9.

[영화 이야기] 인생 후르츠



'백 세 시대'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2017년에 태어난 남자아이는 79.7세, 여자아이는 85.7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니 백 세까지 살 수 있다는 희망도 허황된 꿈이 아니라 점점 현실이 돼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살면 과연 좋을까요?

스스로에게 가끔씩 물어보기도 합니다. 몇 살까지 살면 좋겠냐고.
다큐멘터리 <인생 후르츠>는 87살 히데코 할머니와 90살 슈이치 할아버지, 합쳐서 177살인 노부부의 이야기입니다.

건축가였던 슈이치 할아버지는 일본 신도시 설계에 참여했지만 자연과 건물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고 싶었던 꿈이 좌절되고 대신 본인의 집 마당 안에 70종의 채소와 50종의 과일을 심고 가꾸며 자연과 더불어 살았습니다. 개발로 황폐해진 마을 산에 나무를 심어 다시 숲을 이루었고요.

할아버지가 직접 낙엽을 덮고 땅의 힘을 기르며 생산한 과일과 채소는 할머니의 솜씨를 거쳐 맛난 먹거리가 되었고 부부의 식탁뿐 아니라 딸과 손녀, 이웃에게도 풍성한 나눔이 되었습니다.

또한 할아버지의 마지막 재능은 자연과 공존하는 따뜻한 공간을 지향하는 정신병원 건축에 아무런 금전적 대가 없이 사용되었습니다.

'몇 살까지 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다면
저는 스스로의 삶을 꾸려가며 다른 이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폐는 되지 않을 때까지
자연과 더불어 살다가 조용히 내 집에서 눈을 감고 싶습니다.

영화 속 노부부의 삶이 정말 부럽고 닮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