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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남성난임] 항산화제 복용, 정자 질과 임신에 미치는 영향

by 움이야기 2020. 3. 13.

항산화제 3개월 복용 후 정액검사 변화 없고 임신율 차이도 없어

 



현대인들은 피곤합니다. 그만큼 정자도 피곤하지요.
정자의 수나 활동성, 모양에 이상이 있는 남성 난임이 증가하고 있고, 비타민을 포함한 각종 항산화제 섭취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산화제 섭취가 정자의 질 개선과 임신에 도움을 줄까요?

아직은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산화 스트레스는 정자의 원형질막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켜 정자 운동이나 첨체 반응(수정)을 방해하거나 정자의 DNA 손상을 유발합니다.
따라서 항산화물질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면 정자 질이 개선될 수 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여러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2018년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고찰에서는 '항산화제가 정자의 질과 임상적 임신율을 향상시킨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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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항산화제 복용이 생존아 출산율과 임상적 임신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이지만, 작은 규모의 연구가 많아 근거의 질이 낮으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9개 센터에서 정자 이상 남성을 무작위로 항산화제 복용 그룹과 플라시보 그룹으로 나눠 3개월 후 정액검사 변화를 살피고 임신율/생존아출산율을 비교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학술지 <Fertility and Sterility>에 발표되어 소개합니다.




정액검사 상 정자 수, 활동성, 모양, DNA 분절 중 적어도 하나의 이상이 있는 남성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정자 수 1500만/mL 이하
정자 활동성 40% 이하
정상모양 정자 4% 이하
DNA 분절 25% 이상


여성 배우자가 40세 이하로 배란성 규칙적 월경(25-35일 주기)을 하고 FSH 10IU/L 이하, AMH 1.0 ng/mL 이상, 적어도 하나의 나팔관이 있는, 즉 임신 기능에 문제가 없는 경우만 대상자로 하였습니다.

3개월간은 남성이 항산화제 또는 플라시보 약을 복용하면서 배란테스트기를 참고하여 자연임신 시도를 하였고, 이후 3개월은 클로미펜으로 배란유도를 한 후 인공수정을 실시하였습니다.

 



항산화제 성분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타민C 500mg, 비타민E 400mg, 셀레늄 0.20mg, L 카르니틴 1,000mg, 아연 20mg, 엽산 1,000㎍, 라이코펜 10mg

3개월간 항산화제(플라시보) 복용 후 정액검사를 다시 한 결과입니다.


예상과 달리 정자농도(mL 당 정자 수), 총 정자 수, 총 활동 정자 수는 항산화제를 복용한 그룹에서 오히려 감소하였고, 플라시보 약을 복용한 그룹에서 증가하였습니다.
정상모양 정자, 활동성, DNA 분절 비율 변화는 두 그룹 사이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임신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생존아 출산율은 항산화제 그룹에서 19.4%, 플라시보 그룹에서 27.3%였습니다.
자연임신을 시도한 3주기 동안 항산화제 그룹과 플라시보 그룹에서 모두 8쌍씩(11.9% vs. 10.4%) 임신을 하였고, 클로미펜 인공수정에서 항산화제 그룹은 10쌍(14.9%), 플라시보 그룹은 18쌍(23.4%)이 임신을 하였습니다.

연구자들은 항산화제가 남성난임에 효과적이라는 이전 연구 결과와 상충되는 이번 결과를 보며 남성 난임에 무조건 항산화제를 복용하기보다는 항산화제가 도움이 되는 특정 조건을 밝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