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소개] 반복착상실패, 나이와 이식 수정란 수에 따른 수학적 계산법
반복착상실패 관련 논문이 최근 많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반복착상실패(RIF)'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추가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지만, 아직 명확한 정의가 확립되어 있지 않고 두리뭉실한 용어 때문에 오히려 득보다 해가 크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도 반복착상실패 관련 최신 논문을 소개했습니다.
https://wombstory.tistory.com/1404
이번에는 나이와 수정란 개수를 고려한 반복착상실패 진단과 대처법을 소개한 논문이 발표되었는데요.
매우 합리적인 제안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착상 실패는 염색체 이상, 그중에서도 '이수성(aneuploid)' 때문에 발생합니다.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여 수정란을 만들 때 염색체가 두 개씩 짝을 이뤄야 하는데 가끔 세포분열 과정에서 염색체 세 개가 결합하거나 한 개만 동떨어지면서 염색체 수의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수정란은 정상 발달을 하지 못하고 착상 실패나 유산으로 종결되지요.
나이가 많을수록 이수성 수정란 비율은 증가하고, 또한 정상 수정란을 이식하더라도 100% 착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착상 실패는 감안해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몇 번 착상에 실패했다고 '반복착상실패'라고 부를 것이 아니라 염색체 이수성으로 일어날 수 있는 착상 실패 범위를 넘어섰을 때, 그러니까 염색체 이상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착상 실패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클 때만 '반복착상실패'로 정의하자는 것이 논문의 핵심입니다.
나이에 따른 염색체 이수성 비율과 정상 염색체 수정란을 이식했을 때 착상될 확률을 알면 착상률 95%에 도달하기 위해 몇 개의 정상 염색체 수정란이 필요한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연령별 염색체 이수성 비율은 아래 표에 있는 기존 논문 결과를 참고하시면 되는데요.
35세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약 40% 정도의 수정란은 염색체 이상을 보입니다.
(수정란 정상 여부는 PGT-A 검사가 가능한 5일 배양 배반포(blastocyst)를 기준으로 합니다)
아래 그래프를 이용하면 본인이 '반복착상실패(RIF)'에 해당하는지를 셀프 체크할 수 있습니다.
1. 수정란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알 수 없을 때(즉, PGT-A 검사를 안 한 경우)
정상수정란의 착상률을 기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55%(A), 45%(B), 65%(C)라고 가정했을 때, 나이별 95% 착상률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수정란 수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적어도 한 개의 수정란이 착상할 확률이 95%가 되려면 35세 미만에서는 6-7개의 배반포가 필요하지만 38세 이상에서는 10개 이상의 배반포를 이식해야 합니다.
만약 41-42세 여성이 적어도 한 개의 수정란이 착상할 확률 95%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8개의 배반포가 필요하기 때문에(정상 수정란 착상율을 65%로 가정할 때) 18개를 이식하고도 착상이 되지 않을 때 '반복착상실패'를 의심하고 염색체 이상 외에 착상을 방해하는 다른 요인이 있는지를 추가 검사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2. PGT-A 검사를 통해 정배수성 수정란만 이식한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A)를 통해 정배수성 수정란을 골라 이식하는 경우에는 3개(착상률 65%)에서 5개(착상률 45%) 수정란 이식에서 95% 착상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범위를 넘어가는 착상 실패를 '반복착상실패'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모호한 반복착상실패 기준으로 너무 급하게 추가 검사와 치료가 진행될 경우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오히려 임신에 방해가 되는 등 득보다 실이 크다고 강조합니다.
복잡하고 고비용의 '반복착상실패 검사'를 하기보다 시험관 시술 전 금연, 금주, 적정체중 유지를 하면서 초음파 검사나 자궁난관조영술 등 기본 검사로 중격자궁, 자궁근종, 폴립, 선근증, 난관수종 등 염색체 이상 외 착상을 방해하는 인자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합니다.
<수정란 이수성 외 착상 실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
https://wombstory.tistory.com/1078
https://wombstory.tistory.com/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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