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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육아부담을 나눌 때 임신도 잘 돼

by 움이야기 2013. 2. 5.

오늘자 <Daily Mail>에는 '친정 엄마 가까이 살면 임신 잘 돼 (Women who live near their mothers are more likely to get pregnant)'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영국 에섹스 대학 연구진이 2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경제적 조건이나 다른 사회적 조건이 같더라도 친정 엄마 등 가족과 가까운 거리에 사는 여성들의 임신율이 현저히 높았습니다. 이는 잠재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심리적 안도감 때문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http://www.dailymail.co.uk/health/article-2273242/Women-live-near-mothers-likely-pregnant.html#axzz2K10WOSMk


사실 'social support'가 생식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진화의학' 쪽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입니다. 

건강한 후손을 남기는 것은 가장 중요한 진화의 목적 중 하나이고, 그래서 인류는 전략적으로 가장 건강한 임신과 출산, 양육을 할 수 있는 조건에서 임신을 선택하게 됩니다. 내 몸이 건강하지 않거나,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거나, 적의 침입위험이 있거나, 환경이 좋지 않을 때는 나의 생존을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조건을 선택하기 위해 생식을 중단하게 된다는 것이 진화의학에서 보는 'Life history theory'입니다. 

예전에 인류는 함께 모여살고 아이를 함께 키우는 사회, 문화적 환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산업화와 함께 육아의 부담이 온전히 개인에게 지워지게 된 것이지요. 게다가 함께 육아의 부담을 나눠야할 남편은 얼마나 바쁜지. 이런 환경에서 여성들은 의도적으로 임신을 미루기도 하지만, 더불어 생식기능이 억제되기도 합니다. 


위 기사의 연구는 'social support'가 생식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친정엄마가 도와줄테니까 임신을 하자'라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그 도움을 믿고 임신에 적합한 생리체계를 갖추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친정엄마는 결혼한 딸의 양육까지 도맡는 애프터서비스를 해야하는 걸까요^^ 여기 영국에서도 보면 아이들 학교픽업을 하고 손주를 돌보는 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매우 바쁘시더라구요.

꼭 친정엄마가 아니더라도 함께 아이를 돌보고 함께 키우는 공동체는 어떨까요. 이를테면 예전의 '마을' 같은거요.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저출산 문제는 효과적으로 해결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진출처: Daily 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