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으로 인해 혹은 힘든 불임치료를 겪은 후 어렵게 아기를 갖게 되면서, 최근 40세 이상 고령 산모가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늦은 출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기사들이 종종 나오지요. 안 그래도 늦은 임신으로 고생했던 분들이 이런 기사들을 대하면 마음이 더욱 무거워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얼마 전에도 '40세 이상 고령 산모 출산 일찍 해야’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런던 컬리지대학에서 40세 이상 고령 산모들은 아이를 잃어버릴 위험을 낮추기 위해 가능한 조기에 유도 분만을 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합니다.
평균 임신 기간은 40주인데요. 대개 1-2주 정도 진통이 없어도 기다렸다가 분만을 하기 때문에 41주 내외로 분만을 하기도 하는데, 40세 이상 고령 산모들의 경우는 39주에 미리 유도분만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39-40주에 출산할 경우 40세 이상 산모의 사산율이 1000명 중 2명으로, 35세 이하 산모의 사산율 1000명 중 1명에 비해 높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기사를 보면 당연히 40세 이상의 산모는 두렵습니다. 자연분만을 포기하고 싶고, 38주에 미리 날짜 잡아 제왕절개하고 싶고, 39주 전에 진통유도 주사를 맞으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게 이렇게 단순하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보입니다.
이 결과를 보고 획일적으로 40세 이상 산모에게 39주 전에 유도분만을 시도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분만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쓸데없는 ‘공포감의 조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산이라는 것이 확률로는 따질 수 없는 두려움이기는 하나 39주 이후 생아를 분만한 1000 명중 998명에게 미리 출산을 시키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합니다.
유도분만을 한다는 것은 옥시토신이라는 자궁수축제를 외부에서 투여하는 것인데, 이 옥시토신의 투여로 인한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과다한 자궁수축, 자궁파열, 열상, 태아 가사(假死)상태, 자궁이완출혈, 황달발생율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입니다. 자연진통이 오는 것은 아기와 모체가 서로 준비된 상태에서 함께 협응하여 분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상태입니다. 또한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옥시토신이 나오지만, 유도분만을 통해서는 그런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분만과정이 더욱 오래 걸리고 모체와 아기 모두에게 힘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분만촉진제를 가능하면 안 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누구나 노화에서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임신, 출산에서 좀 불리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40세 이상 고령 산모를 대상으로 너무 심한 공포를 조성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산부인과에서는 35세 이상 산모는 양수검사를 마치 필수인 것처럼 권유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 검사로 인한 유산 위험성이 큰 데도 불구하고 선별적인 아닌,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이번에 나온 기사를 보고도 그런 점들이 우려가 되어 좀 다른 시각에서 글을 써 보게 되었는데요.
좀 더 신경써서 건강관리를 하고, 좋은 걸 먹고, 좋은 생각 하고, 아이와 함께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받는 것이 더 안전한 분만율을 높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기사원문]
[출처] 40세 이상 고령 산모 출산 일찍 해야? - 유도분만해야할까?|작성자 눈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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