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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논문제출을 하며 <'Filling the gap': Ethnography of a CAM fertility clinic in the UK>

by 움이야기 2013. 9. 9.

드디어 석사논문을 제출했습니다. 

<'Filling the gap': Ethnography of a CAM fertility clinic in the UK>라는 제목의 연구입니다. Ethnography란 '민족지'라고 해석이 되기도 하는데 현지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한 사회의 문화, 생활양식 등을 기술한 인류학의 대표적인 연구방법론을 말합니다. 


난임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영국의 한 CAM (Complementary & Alternative Medicine; 보완대체의학) 클리닉에서 참여관찰, 인터뷰 등을 포함한 현장연구를 하면서 영국의 난임치료에서 CAM 클리닉이 담당하는 역할은 무엇이며, 환자와 치료자, 양방과의 상호작용과 관계는 어떠한지에 대한 연구, 고찰을 하였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난임치료를 담당했던 한의사로서 서로 다른 문화, 사회, 제도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영국과 한국의 CAM fertility clinic을 비교분석하기도 했습니다. 


CAM fertility 클리닉의 여성성에 주목했고 ('feminised space'),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의료의 전문영역과 일반영역을 가로지르는 혼합성 (Hybridity)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보완대체의학의 치료를 양방의사에게 알리는 비율이 매우 저조하다는 기존 연구들은 많은데 비해 CAM practitioner와 환자사이의 양방치료에 대한 대화의 개방성에 대해서는 알려진바가 거의 없었는데 이 연구에서는 체계적인 문진과 상대의학에 대한 존중, 비심판적태도를 통해 환자와 치료자 사이의 양방치료에 대한 열린대화가 가능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CAM practitioner와 양방의사 사이의 대화의 걸림돌을 CAM practitioner의 관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이 연구에서 CAM practitioner 들은 본인의 역할을 'Filling the gap'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영국의료제도의 특성 상 GP를 먼저 만나고 문제가 있는 경우 전문의를 만나게 되는데 이 사이의 '시간적 틈'을 메꾸기도 하고, 불임치료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GP의 '틈'을 메꾸기도 하며, 양방에서 쉽게 다루지 못하는 '원인불명 불임', '불임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전인적인 접근 (whole-person approach)으로  치료의 '틈'을 메꾸기도 하고, 또한 환자들과 전문의료지식 사이의 '틈'을 메꾸기도 합니다. 또한 다양한 대체의학 치료자들이 팀으로 함께 일하면서 서로서로의 '틈'을 메꾸기도 하구요. 


영국 또한 결혼이 늦어지고 난임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CAM 클리닉에서 치료받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데 비해 이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저의 연구가 영국의 CAM fertility clinic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의료다원주의 (medical pluralism)의 인류학적 연구에 조금의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현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