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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다큐멘터리 3일> 엄마의 마라톤-난임센터

by 움이야기 2014. 10. 22.

진료실에서가 아니라 집 소파에 기대어 글을 씁니다. 

쉬는 화요일, 가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라 어디 나들이도 못하고 오늘은 그냥 주부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설거지하고, 빨래 돌리고, 청소기 밀고... 해도 티 안나지만, 안하면 바로 티 나는게 바로 집안일이라지요. 


밀린 일들을 해놓고 언제부터 한번 봐야지 했던 <다큐멘터리 3일: 엄마의 마라톤 -난임센터> 편을 봤습니다.

엄마가 되기 위해 갖가지 사연을 안고 난임센터를 찾는 난임 여성들의 이야기, 희망과 좌절, 기쁨이 교차하는 난임센터에서의 72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보는 내내 제 마음도 긴장되고 두근거렸습니다. 저 역시 절실함으로 아이를 기다리는 난임여성을 만난지 올해로 17년 째이니까요. 


지난주에는 한 어머니께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여자아이를 데리고 진료실에 들어오셔서 아이에게 " 인사드려. 이 선생님이 너를 태어나게 도와주신 분이야"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와 치료를 해서 첫째를 낳으시고 둘째 임신을 위해 다시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자주 있기는 해도 대부분은 서, 너살 되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시는데, 키가 훌쩍 큰 초등학생을 데리고 오셔서 인사를 하시니 마치 제가 할머니가 된 느낌^^, 이 자리에 오래 있었구나 하는 조금 낯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한 선생님이 '난임은 불임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신 것처럼, 저도 늘 '난임은 단지 경험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힘들고, '과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암담함으로 앞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끝날 한 때의 '경험'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방치료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양방치료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선물처럼 아기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지금 아기를 기다리시는, '난임'의 터널을 지나고 계시는 분들께,  힘내시라고 응원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