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임이야기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난임

by 움이야기 2019. 2. 17.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난임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는 성관계를 통해 전달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입니다.

특히 자궁경부암 유발 위험을 높이는 바이러스로 널리 알려졌지요.



그렇다면 임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관련 연구를 체계적으로 고찰한 논문에서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생식력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위 논문에서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양성 남성에서 정자의 수, 활동성이 저하되고, 여성의 시험관시술 성공률이 낮으며, 자연유산율이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기전은 알 수 없지만 세포막을 파괴하여 세포자연사(apoptosis)를 유발할 가능성을 가설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연구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남성의 생식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상충된 결과가 많아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양성 비율이 난임 남성에서 높지만(16% vs. 10%) 실제로 정자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지요.

그런데 최근 이탈리아 연구팀이 인유두종 바이러스를 고위험군, 저위험군으로 나누어 좀 더 세밀하게 정자의 질을 살피는 대규모 연구를 진행한 후 그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729명의 남성 난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5.5%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양성을 나타냈으며, 양성 환자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분류했을 때 고위험군 HPV가 69.0%, 저위험군 HPV가 31.0%로 고위험군 비율이 높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고위험군 바이러스인 16번 HPV 감염이 22.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정자의 질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 중, 정자의 직진 운동성(progressive motility)이 HPV 양성 환자에서 뚜렷하게 낮았고, WHO의 정상기준(32%)에 미치지 못하는 비율도 높았습니다. 또한, 정자의 DNA 분절 비율도 HPV 양성 환자에서 뚜렷하게 높았습니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고위험군 HPV(HR HPV) 양성 군에서 저위험군 HPV(LR HPV) 양성 군보다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HR HPV 양성

 LR HPV  양성

 HPV  음성

 P-value

 Progressive motility(%)

 12.5

 22.0

 22.0

 0.010

 sperm DNA framentation(%)

 40.3

 31.5

 28.3

 0.005


정자의 DNA 분절은 건강한 임신을 방해하며 특히 자연유산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소실되었을 때 다시 정자의 질이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으며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