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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영화 추천 <춤추는 숲>

by 움이야기 2013. 5. 19.

일상이 지루한 분들께, 도시의 삶이 각박하고 힘든 분들께 좋은 영화 한 편 추천해드리려구요. 

도시속 마을 공동체, '성미산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춤추는 숲>이 다음주에 개봉한답니다. 


'안녕 연두!', '안녕 은하수!' 

좁은 골목길을 지나 생협까지 가는 길은 한 백미터 남짓, 반가운 이웃들과 인사 나누느라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늦은 퇴근, 밥하기 싫은 날은 마을 식당 '성미산 밥상'에서 유기농 밥상으로 가족들과 저녁을 해결하고

진료를 쉬는 화요일은 마을까페 '작은 나무'에서 매니저 첫눈이 내려주는 모닝커피를 마시며 아이들 학교 보내고 하나둘 모여드는 이웃들과 수다의 꽃을 피우고

부지런히 야간진료 마치고 와 아이들 재우고 편한 츄리닝 복장에 슬리퍼 끌고 나가 마을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함께 사진도 찍고, 책도 보고, 꿈도 나누던 그 곳,

바로 제가 살던 성미산 마을입니다. 


재미나게 지내던 성미산 마을에도 개발의 위협이 찾아왔고 산을 지키기 위한 마을사람들의 행동이 시작되었었죠.

진료가 없던 매주 화요일 새벽이면 저도 산에 올랐었구요, 수시로 울리는 '긴급' 문자에 카메라를 들고 달려가거나 진료실에서 그냥 발만 동동 구르기도 했었구요. 비가오나 눈이 오나 매일저녁 동네 어귀에서 열린 문화제에서 함께 웃고, 울고, 그렇게 일년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국 산은 깎이고 슬픔에 젖어있던 마을 사람들은 또다시 '백인합창단'을 만들어 우리만의 방식으로 외치기 시작합니다. 

'냅둬유, 냅둬유, 성미산과 살게 냅둬유'


<경계도시>의 감독과 프로듀서로 유명한 마을주민 맥가이버와 호호가 이번에는 역할을 바꿔 맥가이버 감독, 호호 프로듀서의 <춤추는 숲>을 만들었습니다. 환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춤추는 숲>은 23일 개봉합니다.

개봉관 보기는 여기를 클릭


가족들과 친구들과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영화보러 가세요.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지실거예요.

저도 영국에서 <춤추는 숲>을 볼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