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임이야기

원인불명 난임 치료, 미국 생식의학회 가이드라인

by 움이야기 2019. 12. 18.

원인불명 난임의 근거 중심 치료: 미국 생식의학회 가이드라인

 

 

 


난임은 '피임을 하지 않고 임신 시도를 하였는데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일 년 정도 열심히 시도를 해보고 임신이 안 되면 원인을 찾기 위한 난임검사를 하는데요.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없는 '원인불명 난임'이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원인불명 난임에는 보통 적어도 한쪽 나팔관이 뚫려있고 배란이 되며 정액 검사 상 활동 정자 수가 적절한 경우가 포함됩니다.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임신을 돕기 위해 배란 유도, 인공수정, 시험관시술 등 여러 치료가 이루어지는데요.
과연 얼마나 임신에 도움이 되는지, 기존 연구들을 종합, 분석하여 미국 생식의학협회에서 원인불명 난임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습니다.


 


1968년부터 2019년까지 발표된 원인불명 난임 치료 논문의 결과를 분석하였습니다.

1. 배란 유도 후 자연임신 시도

약물이나 주사로 배란 유도 후 배란일에 맞춰 임신 시도를 하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흔한 일차적 난임치료입니다.
클로미펜이나 페마라(aromatase inhibitor의 일종) 등 배란유도제를 월경시작 3일째부터 5일간 복용하고, 드물게는 고나도트로핀 주사로 과배란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논문 결과를 종합하면 원인불명 난임에서 클로미펜이나 페마라, 고나도트로핀을 사용한 배란 유도 후 임신 시도가 치료를 하지 않은 기대요법(expectant management)과 임신율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클로미펜+임신 시도, 레트로졸(페마라)+임신 시도, 고나도트로핀+임신 시도를 원인불명 난임 치료로 권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호르몬 치료를 하지 않은 자연 주기 임신 시도와 임신율이 크게 다르지 않고 고나도트로핀의 경우는 다태아 위험이 크다는 이유입니다.

 

 



2. 인공수정(IUI)

정자를 채취하여 원심분리한 후 가장 좋은 정자를 골라 자궁 경부 가까이 넣어주는 인공수정은 원인불명 난임의 본격적인 치료법입니다.
보통은 약물이나 주사로 배란을 유도하고 배란일에 맞춰 인공수정을 진행하며, 드물게는 자연 주기 배란일에 인공수정을 하기도 합니다.
기존 연구 결과를 분석하여 클로미펜, 레트로졸(페마라), 클로미펜이나 레트로졸+고나도트로핀 주사, 저용량/고용량 고나도트로핀 주사 배란 유도 후 인공수정의 성공률을 비교하였습니다.


여러 논문에서 배란 유도 후 인공수정은 배란 유도 후 임신 시도나 기대요법보다 임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나이가 많지 않고 난임 기간이 짧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그룹에서는 고나도트로핀 과배란 인공수정이 6주기 자연임신 시도 기대요법보다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없는 '공정한 증거(fair evidence)'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공수정 주기 당 임신율은 9-13% 정도로 클로미펜이나 레트로졸 같은 약물만 사용하여 배란 유도를 했을 때와 고나도트로핀 과배란 주사를 병행하거나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임신율 차이는 없었습니다. 고용량 고나도트로핀 주사로 과배란 후 인공수정했을 때 임신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이 경우는 대부분 다태아 임신율이 매우 높았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클로미펜이나 레트로졸(페마라) 배란 유도 후 인공수정을 원인불명 난임 치료로 권장하며,
고나도트로핀 주사 병행이나 단독사용 과배란 후 인공수정은 권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3. 시험관 시술

정자와 난자를 체외에서 수정 시켜 자궁에 이식하는 시험관시술은 가장 임신율이 높은 난임 치료법이지만, 육체적 정신적 부담이 높은 침습적인 치료법이며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특히, 미국에서).
보통은 인공수정을 몇 번 해보고 안되면 시험관 시술을 하는 편인데, 간혹 인공수정 없이 바로 시험관시술을 하는 것이 빠른 임신에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기존 연구들을 살펴봤을 때, 35세 미만 여성에서 6개월의 기대요법과 6주기의 인공수정 후 시험관시술을 하는 것과 바로 시험관시술을 하는 경우에 생존아 출산율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시험관 시술 바로 해야 할까, 기다려야 할까

 

시험관 시술 바로 해야 할까, 기다려야 할까

시험관시술 비용대비 효과 분석, 즉각적 시술 vs. 자연임신 시도 후 시술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많은 나라에서 시험관시술을 국비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관시술의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wombstory.tistory.com

 

 

38-42세 여성에서는 즉각적인 시험관시술이 인공수정을 거치는 것보다 더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미세수정과 일반 시험관시술을 비교했을 때 미세수정이 임신에 유리하다는 증거는 없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원인불명 난임에서 바로 시험관시술을 하기보다는 3-4회 정도의 클로미펜이나 레트로졸 배란 유도 후 인공수정을 실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배란 유도 약물 인공수정에 실패하였다면 고나도트로핀 주사제를 사용한 과배란 유도 인공수정 대신 시험관시술을 할 것을 권장합니다.

 

 

 


한편, 시험관시술을 할 때도 과배란으로 인한 난소과자극증후군(OHSS)이나 다태아 임신의 위험을 인식해야 하며, 약물을 사용한 배란 유도와 한 개의 수정란 이식 등으로 위험을 낮추는 방법을 고려하도록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