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난임, 환경호르몬 BPA 노출되면 당사자뿐 아니라 후손의 정자 약화, 생식력 저하
유독 긴 장마와 지구촌 곳곳의 이상 기온, 자연재해 소식을 들으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느낍니다. 환경을 지키는 일이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코로나 시대에 일회용품 사용은 자꾸 늘어가네요.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첨가제로 인해 발생하는 비스페놀 A(BPA)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우리 몸에 들어와 호르몬 등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뜨거운 음식을 폴리카보네이트(PC)류의 플라스틱에 담아 먹거나 영수증 코팅지를 만졌을 때 피부를 통해서도 흡수되는데요. 세계 각국 연구에서 90% 이상의 인구에서 검출되었다고 하니 피할 수 없는 물질입니다. 얼마나 적게 노출되느냐가 관건이지요.
BPA는 암, 비만, 당뇨 등 각종 질병 유발 물질로 알려져 있는데요. 내분비교란물질이다 보니 특히 생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자궁내막증, 난소기능 저하 등을 유발하여 생식 건강을 방해하고, 착상을 방해하고 유산율을 높이며 정자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임신도 방해합니다. 또한, 직접 노출뿐 아니라 자궁 안에서 노출되면 그 후손까지 대를 물리는 생식력 저하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최근 학술지 <Human Reproduction>에 BPA에 노출될 경우, 남성 본인뿐 아니라 노출되지 않은 남자 후손까지 정자 이상, 생식력 감소 위험이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발표되어 소개합니다.
수컷 생쥐(F0)를 BPA 비노출 그룹, 유해한 영향이 관찰되지 않는 수준(NOAEL)의 BPA 노출 그룹, 유해 영향이 관찰된 최저 수준량 (LOAEL) BPA 노출 그룹, 여성호르몬 에치닐에스트라디올(EE) 노출 그룹으로 나누고, 생식을 통해 1대(F1), 2대(F2), 3대(F3) 후손을 만든 뒤 각각의 고환 크기, 정자 상태, 생식 능력 등을 측정, 비교하였습니다.
BPA에 직접 노출된 F0 생쥐뿐 아니라 F1 생쥐의 체중 대비 고환 무게가 감소하였고, F0, F1, F2 생쥐의 세정관 상피세포 면적이 감소하였습니다.
정자의 농도(ml 당 정자 수), 활동성, 과활성 운동성도 BPA에 노출되지 않은 생쥐에 비해 노출된 생쥐(F0)와 그 후손(F1, F2)에서 뚜렷하게 좋지 않았습니다.
정자 DNA의 메틸화 비율도 BPA 노출 생쥐와 그 후손에서 높았고, 시험관 시술에서 수정란 발달 상태도 좋지 않았습니다.
BPA가 환경호르몬에 노출된 당사자뿐 아니라 노출되지 않은 후손의 생식 건강까지 해친다는 의미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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