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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전원생활 6월호] 생애주기에 따른 관절 통증

by 움이야기 2017. 7. 6.

[전원생활 6월호] 

생애주기에 따른 관절 통증

"지금 당장 근력 운동으로 예방하세요"

 

<전원생활> 6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나이가 들어 온몸이 쑤시면 뼈와 근육이 튼튼하지 않다는 신호다.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게 일하거나 여행을 하고 싶다면 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젊어서부터 뼈를 강하게 만들고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다.

 

글 문현주(움여성한의원장)

 

 

관절에 통증이 있는 건 몸이 아프다는 신호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아프다는 것은 질병이 있거나 몸 또는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데, 가장 즉각적이고 원초적인 의미는 ‘아픈 느낌’, 즉 통증이다. 우리 몸 구석구석 어디든 아플 수 있고 오장육부와 연결된 몸속 깊은 부위의 통증도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가장 흔한 통증은 역시 뼈와 관절, 힘줄이나 인대, 그리고 근육과 관련 있는 근골격계 통증이다.

사람은 약 260개의 뼈, 그리고 뼈 사이를 연결하는 많은 관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그만큼 고장 날 수 있는 부위가 많고 통증 확률도 높다. 게다가 직립보행이라는 진화의 선물로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 대신 중력에 저항해 몸을 똑바로 세우고 네 발에 분산하던 체중이 척추에 실리다보니 허리 통증에 시달리게 됐다. 또 온종일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를 쳐다보며 쉴 새 없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는 현대인의 목, 어깨, 팔, 손목의 통증은 숙명 같은 직업병이기도 하다.

 

임신과 출산 탓에 나타나는 요통과 산후풍

 

많이 쓰고 잘못 써서 생기는 뼈와 관절, 근육의 통증 외에도 여성의 아픔은 생애 주기를 거치며 나타난다. 즉 호르몬 변화로 말미암은 여성 특유의 통증이 있다. 임신 기간 자주 나타나는 요통과 출산 후 계속되는 골반통, 산후풍이 대표적인 예다. 임신 중, 후반기로 갈수록 요통을 호소하는 산모가 많은데 배가 나오고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다 보니 중심을 잡으려고 자꾸 허리를 뒤로 젖히게 되고, 그 결과 척추 굴곡의 왜곡이 심해진다. 또 늘어난 자궁이 주변 혈관을 압박하고 혈액순환을 방해해서 허리 통증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신 중 통증이 심하다 하더라도 분만 과정의 고통에 비하면 사소할 뿐이다. 직립보행에 적합한 좁은 골반으로 머리가 큰 아기를 낳아야 하는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유난히 심한 산고를 겪는다. 말 그대로 뼈와 관절이 해체되는 듯한 고통 속에 출산하고, 그 뒤에도 늘어난 골반과 주변 인대가 제대로 회복하지 못해 만성요통과 골반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통증은 이어진다.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거나 시린 느낌을 호소하는 산후풍은 여성의 생애주기 가운데 출산을 겪으며 경험하는 특이적인 통증이다. 좁은 골반으로 머리가 다 자라지 않은 아이를 낳은 데다 출산 뒤 아직 회복하지 못한 뼈와 관절로 무기력한 아기를 돌보다 보니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 산후풍 증상이 나타나는 것. 산후풍으로 인한 통증은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불편하고 심한 경우 중년이 훌쩍 넘어서도 통증을 호소할 만큼 오래간다.


양의학에서는 산후풍을 별다른 질병이 없는 불편함(illness without disease)이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출산 후 약해진 뼈와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찬 바람을 쐬어 발생한 관절 통증이나 감각 이상을 산후풍이라고 부른다. 어혈(瘀血)이라고 하는 나쁜 피를 제거해 혈액순환을 돕고 출산 뒤 허약한 기(氣)와 혈(血)을 보강하는 방법으로 산후풍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갱년기 여성을 위협하는 골다공증과 고관절 골절

 

갱년기 이후 여성의 뼈 건강을 위협하는 골다공증은 불편함 없는 질병(disease without illness)에 속한다. 특별히 몸에 불편한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상 골밀도가 낮으면 골다공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당장 불편하지 않아도 일단 골다공증 진단을 받으면 특별히 주의해야한다. 뼈의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살짝 삐끗하거나 넘어지기라도 하면 골절이 생길 위험이 높고 일단 뼈가 부러지면 다시 붙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또 회복되더라도 날씨가 궂으면 골절된 부위가 다시 시리거나 아프기도 하고 오랫동안 활동을 못하면서 면역력과 근력이 약해진다. 엉덩방아나 낙상으로 등골뼈가 납작하게 으스러지는 압박골절이 있었다면 등이 굽고 키가 줄기도 한다.


노년기에 가장 위험한 골절은 고관절 골절이다. 나이가 들면 시력이 나빠지고 균형 감각과 반사 신경이 떨어지며 근력이 약해 넘어지기 쉽다. 게다가 골다공증이 심한 노인은 가벼운 낙상에도 골반과 다리뼈를 이어주는 고관절에 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하므로 핏덩이가 생기기 쉽고 폐렴이나 폐색전증 등 합병증이 오기도 한다. 또 1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15-20%나 되고 골절 없는 사람에 비해 고관절 골절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약 80% 정도로 낮아진다는 통계가 있듯이 뼈가 약한 노인은 고관절 골절 예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관절을 건강하게 만드는 생활규칙

 

30대까지 운동과 고른 영양 섭취로 뼈 건강을 예방한다. 어떤 질병이든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근골격계 질환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젊었을 때부터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야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뼈는 계속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골량이 30대에 최대에 이르고 40대부터 서서히 감소해 50대 이후, 특히 여성은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는 갱년기 이후 5-10년 사이에 급격하게 떨어진다.

뼈 건강을 지키려면 가능한 한 젊었을 때 최대 골량을 늘리고 중년 이후 감소 속도를 늦추는 것이 상책이다. 최대 골량은 유전적인 영향이 커서 부모의 골밀도가 낮으면 그 자녀도 낮을 가능성이 7-10배 높다. 만약 부모의 골밀도가 낮고 어렸을 때부터 체격이 작다면 음식이나 운동 등에 신경을 써서 최대 골량을 늘리는데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또 초경을 늦게 시작하거나 이른 폐경, 특히 40세 이전에 조기폐경이 됐다면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골다공증 위험이 뚜렷하게 커진다.


비만은 허리와 무릎 등 관절에 무리를 줘서 근골격계 질환을 악화시킨다. 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 또한 영양 부족을 불러와 뼈와 관절을 약하게 만들고 골다공증 위험을 높이므로 고른 영양섭취와 적절한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신장을 튼튼하게 한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이 뼈를 주관한다(신주골, 腎主骨)’고 해서 오장육부 중 신장 기능이 뼈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여기서의 신이란 서양의학에서 지칭하는 신장(kidney), 즉 콩팥과는 다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신장은 우리 몸의 선천적 에너지의 원천이며 성장과 생식을 주관하고 자궁, 난소, 월경, 임신, 배뇨 등 비뇨생식기계의 기능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이다.


신 기능이 약한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체력이 약하고 잔병치레를 많이 하며 성장발육이 더디고 2차 성징이 늦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월경이 불규칙하거나 질염, 방광염 등 비뇨생식기계 질환에 자주 걸리기도 한다. 허리가 자주 시큰거리고 치아가 약하며 밤에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허약한 신 기능과 관련이 있다.


신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약해지며, 특히 출산과 갱년기는 신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호르몬 변화가 심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뼈와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강근골(强筋骨) 효능을 나타내는 한약재 가운데 신장 기능을 보강하는 효과를 함께 지닌 약재가 많다. 사상체질로 본다면 소양인은 신 기능이 약해서 뼈와 관절에 이상이 생기기 쉽고 상체는 발달했지만 하체가 허약해 요통이나 무릎 질환을 자주 앓는다.

 

칼슘과 비타민 D 식품을 충분히 섭취한다. 나이가 들면서 뼈와 관절이 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건강한 식단을 생활화한다면 뼈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칼슘과 비타민 D다. 뼈를 튼튼하게 만들려면 뼈를 구성하는 물질적 재료가 되는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아무리 칼슘을 많이 먹더라도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칼슘이 뼈 안으로 흡수되지 않으므로 튼튼한 뼈를 만드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우유, 요구르트나 치즈 등 유제품은 훌륭한 칼슘 공급원이지만 열량과 포화지방을 고려해 체중이 늘지 않도록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시금치, 냉이, 달래, 무청, 고춧잎 등 녹색 채소와 귤, 사과 등 과일은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멸치나 뱅어포 등 뼈째 먹는 생선은 칼슘을 많이 포함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짜게 먹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들깨나 참깨, 검은콩, 견과류 등은 영양학적으로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도 신 기능을 강화해 노화를 방지하고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좋은 음식이다. 뼈 건강에 좋은 음식을 식단에 골고루 포함하는 것 못지않게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탄산음료 등 뼈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는 연어, 고등어, 정어리, 버섯 등을 섭취해 확보할 수 있지만 양이 많지 않다.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비타민 D가 합성되므로 맑은 날에 걷기, 조깅, 라이딩, 등산 등 야외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운동은 젊어서는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고 나이 들어서는 골밀도 감소를 막는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걷기, 가볍게 뛰기, 스트레칭 등으로 근력을 키우고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요가처럼 균형감각을 키워주는 운동을 병행하면 넘어져 뼈와 관절을 다치는 불상사를 미리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