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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이야기

반복유산, 예후를 결정하는 인자

by 움이야기 2016. 11. 11.


반복유산 횟수뿐 아니라 순서, 시기도 다음 임신 결과에 영향 미쳐


습관성유산이라고도 부르는 '반복유산(recurrent pregnancy loss)'은 아직 합의된 정의가 없습니다. 유럽생식의학회(ESHRE)에서는 '3회 이상의 연속적인 임신 손실'을 반복유산이라고 정의하지만, 2회 이상, 비연속적 유산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음파로 임신을 확인한 임상적 임신만 포함하기도 하고 화학적 유산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항인지질항체증후군, 부모의 염색체 이상, 자궁기형 등 유산의 원인이 뚜렷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반복유산은 '원인불명(unexplained)'에 속해 환자의 불안을 높이지요.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니 마땅히 대비할 방법도 없고요(원인불명 반복유산에 효과적인 한방치료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따라서 다음 임신 결과에 예후를 미치는 인자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전 많은 연구는 '유산 횟수'가 많을수록 다음 임신의 유산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합니다. 한 번의 유산 경험보다, 두 번, 세 번의 유산을 경험했을 때 또다시 유산이 반복될 위험은 커지며, 유산마다 약 11-46% 정도 유산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최근 학술지 <Human Reproduction>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유산 횟수뿐 아니라 언제 유산이 되었는지, 출산 전인지 후인지, 임신 초기인지 중기인지 등이 다음 임신 결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생존아를 출산하였거나 22주 이후에 사산한 경험이 있는 속발성 반복유산 여성 16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생존아 출산 전 유산은 다음 임신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하면, 출산 전에 여러 번 유산이 되었더라도 일단 건강하게 출산을 하였다면, 그 이후에 유산 위험은 높지 않지만, 출산 후 유산이 되었다면 또다시 유산이 될 위험은 증가한다는 사실입니다.


연구진들은 면역학적 이유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건강한 임신유지를 위해서는 태아를 남으로 여기고 거부하지 않도록 하는 조절 T 임파구의 역할이 중요한데, 건강하게 출산을 하고 나면 이 면역계가 다시 조절되어 유산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몸의 기능적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유산은 임신에 적합하지 않은 불균형 상태에서 임신하였을 때 발생하며, 몸이 건강한 상태에서 임신하면 잘 유지하여 무사히 출산까지 갈 수 있지만, 첫 출산을 문제없이 하였더라도 그 후 몸이 건강하지 않을 상태에서 임신하면 유산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14-22주 사이, 임신 중기에 유산이 된 경우 다음 임신에서 또다시 유산될 위험이 65% 증가하여 14주 이전 초기 유산의 유산 위험률 증가(11%)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중기 이후 유산은 혈전 형성이나 염증 경향성과 관련이 있는데요. 다음 임신의 중기 이후 유산 반복 위험뿐 아니라 초기에 유산될 위험도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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