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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책 이야기] 아무튼, 망원동

by 움이야기 2017. 9. 30.

[책 이야기] 아무튼, 망원동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많아지면서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은 잘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가끔 '내 고향이 어디지?'하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요. 그때 저는 태어난 종암동보다는 여섯 살 때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을 보냈던 제기동 골목길을 떠올리곤 합니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이 뉘엿뉘엿 넘어가는 오후 골목길에는 아이들이 가득하죠. 다방구도 하고 오징어도 하고 열발뛰기도 하고 짬뽕도 하고 야구도 하다가 집에서 들리는 '밥 먹어라' 소리에 마지못해 하나둘 집으로 향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운명인지 제가 살던 동네 골목은 지금은 한약재를 거래하는 '약령시장'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망원동>은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리고 다시 돌아와 글을 쓰는 망원동 이야기입니다.

저 역시 성산동, 망원동에서 칠 년 정도 살면서 아이들을 키웠으니 '우리동네'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비가 오면 상습 침수지역으로 유명했던 망원동, 그때 북한의 구호 쌀을 받기도 했고요. 난지도 쓰레기 섬이 공원으로 변신하고 월드컵 경기장이 생기면서 망원동은 홍대 옆 별로 비싸지 않으면서 살기 괜찮은 주거지가 되었죠. 그러다 요즘은 '망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핫플레이스가 되었습니다. SNS 유명 식당 앞에서는 길게 줄을 서야 하고 망원시장에는 관광객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그사이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 오래된 가게들, 밤새 시끄러운 주택가, 개발로 깎여나간 성미산. 누군가의 고향, 추억, 일상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고향, 듣기만 해도 마음 푸근하고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곳

이번 긴 연휴 기간에 의무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고향, 이런 거 말고 그리운 내 고향을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어릴 적 뛰어놀던 골목길도 걸어보고 추억의 먹거리도 먹어보고 어린 시절 나의 고민, 희망도 함께 만나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