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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영화이야기] <캐롤>, 이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

by 움이야기 2016. 2. 10.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일 때, 뭔가 달달한 음식이 당기지요.

날카롭게 곤두서있는 신경과 팽팽한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으니까요.

저에게는 영화 <캐롤>이 그랬습니다. 여러 일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새해 초부터 정신이 없었는데 연휴를 앞두고 본 심야영화에 마음이 말랑말랑해졌어요. 달콤하고 아름다운 로맨스의 힘이죠.


영화 <캐롤>은 1950년대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운명적으로 만난 두 여자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딸의 장난감을 사러 온 캐롤과 백화점 직원 테레즈는 첫 만남에서 서로에게 끌리게 되죠. 이혼 소송 중이지만 여전히 곁에 남기를 갈구하는 남편이 있고, 결혼을 조르는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둘의 눈에는 서로만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여행을 떠나며 호감은 사랑이 되고, 둘은 연인이 되었고요.

아름다운 영화 <캐롤>의 사랑 이야기는 두 사람이 여자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여느 사랑과 다를 게 없습니다. 설레고 아프고 행복하고…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왜 사랑하는지'라고 물을 필요 없이 '그냥 사랑하는' 두 연인의 아름다운 사랑일 뿐이죠.

지금부터 60년 전, 영화 속에서는 동성애를 윤리적 결함으로 규정하고 양육권을 박탈하지만 지금 미국은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눈총받는 금지된 사랑이지만요. 이 아름다운 사랑영화를 보면서 객석 이곳저곳에서 흐느끼는 관객들이 많아서 마음이 좀 아팠습니다.


1950년대의 거리, 의상, 소품 등 클래식한 풍경들은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지치고 힘든 날들에 휴식이 필요하다면 딱 좋은 영화, <캐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