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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영화이야기] 라라랜드(La La Land)

by 움이야기 2016. 12. 8.

원래 이맘때면 거리에 캐럴이 울려야 하죠. 반짝반짝 크리스마스트리가 빛나고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연말연시를 맞이하고요.


그런데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시국은 혼란스럽고 경제는 어렵고 사람들은 갈팡질팡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국민화병의 시대'라는 칼럼을 쓰고 슬기롭게 이 화병을 잘 다스려보자고 이야기했지만, 저도 쉽지가 않네요. 별거 아닌 일에 화가 나고 자꾸 우울해지고요.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달달하고 아름다운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영화 <라라랜드>는 할리우드에서 배우와 재즈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는 두 남녀, 미아와 세바스찬의 이야기입니다.


LA의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악연으로 스쳐 지나간 두 남녀는 우연한 인연으로 다시 만나 연인이 되었죠.


그들에게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카페 종업원으로 일하지만 배우가 되겠다는 꿈으로 오디션을 보고, 아끼던 재즈바가 삼바-타파스 클럽이 되었지만 꼭 다시 재즈바를 열겠다고 다짐을 하지요. 하지만 세상일이 열정만으로 되지는 않는 법. 계속되는 실패는 좌절을 가져오고 포기와 타협을 강요합니다. 그래도 열정의 불씨를 마음에 품고 있다면 언제든 꽃피울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보여줍니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꿈의 세계를 보여주는 <라라랜드>, 영화 속 장면들이 너무 이쁘고 음악도 참 좋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름다운 재즈의 선율에 푹 빠지고, 한편의 뮤지컬을 보듯 어깨를 들썩이며 영화를 즐겼습니다. 보고나니 몽글몽글 아름다운 꿈, 내 속의 열정들이 다시 샘솟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현실의 암울함 따위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괜한 자신감이 들었지요.


아름답고 달달한 영화 <라라랜드>, 칙칙하고 빛바랜 연말 분위기를 바꾸기에 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