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입니다.
제 기억이 맞는다면 최근 몇 년, 추석 무렵이면 마치 명절 선물처럼
홍상수표 영화를 만나는 기쁨이 있습니다.
"왜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느냐" 물으시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저에게는 영화를 보며 '낄낄'거리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근사해 보이는, 또는 근사한 척하는 사람들(특히 남자들)의 찌질함을 보며,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장면들을 보며···.
이번 영화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유명한 영화감독의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 우연히 만난 여성과의 핑크빛 시간,
특별할 거 없는 그 하루의 이야기에서 '오만가지 인간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Right Now, Wrong Then>이라는 제목을 알고 갔으면서도,
표를 끊으면서도, 영화를 기다리면서도 계속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와 헷갈리는 거예요.
그런데 1부 소제목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여서 얼마나 놀랐는지···.
리플렛에 있는 제목을 확인하고 또 확인해봤죠.
1부와 2부의 이야기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선택들로 인한 조금 다른 감정선과 이야기들이 전개됩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맞고 틀린 선택이 어디 있겠어요.
우리는 늘 순간순간 가장 맞는 듯한 선택을 하는 거고(Right Now),
그런데 뒤돌아보면 그 선택들이 아쉽기도, 부끄럽기도, 후회스럽기도(Wrong Then) 한 거지요.
끝날 거 같지 않던 여름을 끝내는 가을비가 내리던 시월의 첫날,
영화 덕분에 유쾌한 시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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