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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칼럼]“설연휴 끝나니 안 아픈 데가 없어요” 명절증후군 극복하기

by 움이야기 2012. 1. 29.

<여성신문 칼럼>문현주 원장의 여성건강 365일

 

http://www.womennews.co.kr/news/view.asp?num=52284

 

“설연휴 끝나니 안 아픈 데가 없어요”

웃어라, 명절! 명절증후군 극복하기

 

백화점, 재래시장 뿐 아니라 병원에도 ‘명절 특수’가 있습니다. 명절을 지내면서 여기저기 아프다고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 우리는 이것을 ‘명절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명절증후군은 화병과 함께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상황 속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문화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이 한번 치르고 나면 넉다운되는 상처뿐인 영광입니다. 오랜 역사의 명절증후군,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 여성뿐 아니라 남성, 며느리뿐 아니라 시어머니까지 겪는 광범위한 증상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명절증후군의 대표주자는 뭐니뭐니해도 통증입니다. 하루 종일 앉았다 일어섰다, 먹고 나면 끝없이 쌓이는 설거지, 뒤집었다 엎었다 계속되는 전 부치기…….
허리고 무릎이고 손목이고 남아나지 않습니다.

집안일 뿐이 아닙니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기쁨도 잠시, 꽉 막힌 도로에서 몇 시간씩 꼼짝없이 운전하거나 갇혀 있으면 목도 뻣뻣, 어깨며 등이며 내 몸 같지 않습니다.  
 

명절 후에는 소화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도 부쩍 느는데, 오랜만에 먹는 명절음식을 과식해서이기도 하지만 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먹으면서 오는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인 경우도 많습니다. “올해는 꼭 취직해야 할 텐데…….”, “결혼은 언제 하려고…….” 하는 어른들의 관심도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지끈지끈 아픈 두통, 가슴 답답함, 불면 등 명절 후 나타나는 마음의 병, 심화항염(心火亢炎)의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난임으로 치료를 받는 여성들도 명절을 지내고 오면 갑자기 월경이 불규칙해지거나 배란이 잘 안 되거나 월경통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간경락의 기가 울체된 간기울결(肝氣鬱結)과 관련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여러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듣는 다른 이들의 임신소식, 좋은 소식 없는지 묻는 주변의 부담스러운 관심이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호르몬의 균형을 깨뜨리게 됩니다.

 

후유증이 남지 않게 통증은 잘 풀어줘야

 

명절 후 쑤시고 아픈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소한 음식준비와 함께 일을 나누는 역할분담이 필요합니다. 귀성길 운전도 교대로 함께할 수 있으면 좋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픈 통증은 명절이 끝난 후 잘 풀어줘야 합니다.
 

충분한 휴식과 안정, 가벼운 스트레칭 등으로 뭉쳐있는 근육을 살살 달래주는 것이 좋습니다. 힘들고 서운했던 일 있으면 함께 나누며 서로에게 해주는 ‘부부 마사지’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로마 오일 한 방울 떨어뜨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긴장되었던 몸과 마음을 풀어준다면 일상에 복귀하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부드럽고 가벼운 음식섭취는 명절 내내 부담스러웠던 속을 편하게 해주고 늘었던 몸무게도 제자리로 돌려주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고요. 국화차, 둥굴레차 등 막힌 기운을 잘 돌려주는 따뜻한 차 한잔도 힘들었던 마음을 추스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웃는 평등한 명절문화를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그것도 남성중심의- 움직여야 하는 강제성과 수동성 대신 함께해서 즐거운 새로운 명절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겠지요. 이것이 때마다 반복되는  ‘명절증후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일 것입니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는 2003년부터 ‘웃어라, 명절!’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상의하고 준비하는 명절, 여성과 남성의 일을 구분하지 않고, 시댁과 친정을 차별하지 않는 명절,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자는 것이지요. 벌써 이 캠페인을 시작한지 십 년째가 되었는데 올해 설날은 어떠셨나요? 많이 웃으셨는지요?
 

명절 후 지친 몸과 마음을 리셋해야 할 때입니다. 더불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춤 하는, 모두가 함께 웃는 평등한 명절문화도 다같이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1171호 [라이프] (201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