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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논문소개>임신성공률 높이는 한방치료

by 움이야기 2012. 11. 25.

처음 영국에 올 때는 불임관련 의학논문들도 많이 읽고 좋은 정보를 환자분들께 전해드려야지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매일매일 읽어야하는 의료인류학 관련 논문들과 데드라인을 앞두고 있는 각종 과제들로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너무 안타까워요. 

그런데 어제 트위터 친구 한분이 좋은 논문 두 편을 소개해주셨습니다.


Effects of acupuncture on pregnancy rates in women undergoing in vitro fertilizat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ertility and Sterility. Vol. 97, No. 3, March 2012


시험관시술을 진행하고 있는 여성들의 임신에 침치료가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로 생식의학 관련해서 가장 저명한 저널인 <Fertility and Sterility>에 실린 논문입니다. 

시험관시술시 침치료를 병행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플라시보 침치료를 실시한 경우)의 시험관시술 결과(임신율과 출산율)를 비교한 24편의 논문 (대상여성 5,807명)을 분석한 결과 침치료를 병행한 경우에 임신율과 출산율 모두 그렇지 않는 군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연구결과입니다. <침치료, 난임환자 체외수정 성공률 높여>





Efficacy of Traditional Chinese Herbal Medicine in the management of female infertility: a systematic review. Complement Ther Med. 2011 Dec;19(6):319-31


또 한 편의 논문은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에 실린 호주 연구자의 논문인데 '여성불임에 한약치료가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입니다. 1851명의 난임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22편의 논문을 메타분석한 결과 월경의 질을 분석하고 전통적인 한의학 진단을 통해 한약치료를 한 경우 양방치료만 한 경우에 비해 임신율이 두 배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입니다. 이에 대한 기사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프로젝트로 여러나라의 불임치료가 어떠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배경과 관련되어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난임여성들이 겪는 어려움들이 의학적 문제를 넘어 사회문화적 환경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도 여러나라의 인류학적 연구를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난임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학 (public health)'로서의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과연 시험관시술에 집중되어 있는 불임지원책이 바람직한지, 과연 'the more, the better (많을 수록 좋은 건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유대교의 종교적 교리,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한 인구증가의 필요성 등 여러 배경에 의해 제한없는 시험관시술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여성건강의 문제, 모성이 사회적 규범으로 강요되는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난임환자들의 임신을 돕는 치료는 그 사회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맞는 가장 적합한 형태는 무엇인지, 무엇이 임신을 기다리는 여성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