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치료를 위해 내원한 36세 A씨는 약 6개월 전부터 심해진 ‘소변을 자주(30분마다) 보는 증상’을 함께 호소하셨습니다. 양방병원에서 과민성 방광증이라고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제가 난임으로 내원하신 분들에게 문진을 할 때 꼭 확인 하는 것이 소변의 문제입니다.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 임신이 잘 되지 않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방광의 문제인데 자궁 난소와 무슨 연관성이 있나? 라고 의아해 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한의학에서는 ‘신허증’이라고 진단되는 경우, 위와 같은 소변의 문제와 난소의 기능저하, 자궁의 기운의 허약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서양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신장의 이상과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신허증은 좀 다릅니다.
한의학에서는 5개의 장(간,심,비,폐,신장)을 중심으로 기능적 그룹을 만들어서 질병을 파악합니다. 따라서 해부학적인 신장(Kidney)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에서 신(腎)이라는 것은 비뇨 생식기계의 기능을 포괄합니다. 따라서 신허(腎虛)가 있으면 소변만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자궁 난소의 기능도 약화가 있을 가능성이 많지요. 이런 분들은 피곤하면 하복부가 뻐근하고, 무겁고, 종아리나 발의 피로가 빨리 오고, 숙면이 안 되고, 생리불순, 냉대하의 증가가 함께 나타나곤 합니다. 생리주기가 25일 이내로 빠르거나, 난소나이가 실제나이보다 많아 난소의 기능저하가 진단되는 분 중에도 신허증이 원인인 경우가 참 많습니다.
따라서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을 따로 치료하고, 불임증을 따로 치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증상의 뿌리에는 ‘신허(腎虛)’라는 원인이 있기 때문에 그 허약을 보충하여 밸런스를 맞추는 치료를 하면, 빈뇨증도 좋아지고, 임신도 빨리 할 수 있게 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위 여성의 경우에도 그 경우에 해당이 되었기에, 신장의 음기를 보강하는 처방을 2개월간 지속적으로 하였고, 하복부의 혈자리에 침을 놓고, 뜸을 함께 했습니다. 2개월간 치료를 지속하면서 30분 간격이었던 소변이 2시간 간격까지 늘어났고, 3개월후 배란일을 맞춰 임신 시도를 하면서 비장과 신장의 기운을 보장하고 자궁기운을 보강하는 방식의 착상탕을 함께 처방하면서 임신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소변을 보는 횟수는 체질마다 차이가 있고, 습관적인 부분의 문제도 있어서, 1일 몇 회로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만, 2시간 이내의 간격으로 자주 가거나, 참기가 어렵거나, 잦은 방광염이 있다면, 한의사 진찰을 권유합니다.
소변문제는 잠깐 불편한 것으로 여기고 넘길 수도 있지만, 이것이 난임(難姙), 반복유산등과 같은 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증상으로 미리 큰 걱정거리를 끌어 안을 필요는 없겠지만, 임신을 준비하시는 경우 소변문제가 겸해있다면, 반드시 체크해 볼 만한 부분이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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