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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이야기

반복유산에 스테로이드 치료, 꼭 필요한 경우만

by 움이야기 2013. 9. 14.

BBC 뉴스에서는 '반복유산에 대한 새로운 핵심관점 ('Crucial' new recurrent miscarriage insight)'이라는 제목으로 반복유산에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여러 논란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워릭대학 연구진은 혈액검사 상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유산방지를 위해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는 것이 전혀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스테로이드 치료가  NK cell (태아살해세포)과 관련된 반복유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는데, NK cell은 수정란의 착상과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직까지 유산을 일으키는 정확한 기전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기사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임신 일곱 중 한 번은 자연유산으로 종결되며, 영국 여성 100명 중 한명은 세 번 이상의 반복유산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진화적 관점에서 자연유산은 건강한 후손을 남기기위한 일종의 '여과 (filtering)'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간의 경우 다른 동물에 비해 유난히 임신기간이 길고, 오랜기간 부모의 양육이 필요합니다. 다시말해 임신과 출산의 '비용 (cost)'이 매우 높지요. 따라서, 생존가능성이 높지 않은 건강하지 못한 후손은 일찌감치 걸러내는데 이 역할을 자연유산이 담당한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유산으로 종결된 많은 경우가 염색체 이상 등 배아의 이상과 관련이 높다는 연구들이 이 설명을 뒷받침합니다.  


에너지 균형이 깨어졌을 때 난소기능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많은 연구들이 있습니다. 보스톤, 폴란드, 네팔,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들어오는 에너지의 부족, 즉 음식섭취가 부족하거나 나가는 에너지의 과잉, 즉 과한 노동이나 운동 등으로 체중감량과 함께 에너지 불균형을 이루게 되면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이 감소되면서 생식기능을 억제한다는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 (ecology), 환경적 요인도 반복유산과 관련이 있다는 인류학적 연구도 있습니다. 과테말라의 한 산간지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일상의 스트레스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졸 (cortisol)을 증가시키고, 배란 4-10일 (착상기) 프로게스테론 수치를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임상적 임신을 확인하기 전, 착상직후의 유산으로 이어지면서 화학적 임신, 난임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유산이 단지 건강하지 못한 수정란을 거르는 여과의 과정이라면 이에 대해 특별한 의학적 치료가 필요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삶의 방식, 건강상태, 나아가 우리의 환경들이 생식기능을 억제하면서 난임, 유산 등을 유발한다면 개인의 건강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환경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할 것입니다.   



                                                      <사진출처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