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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여성마음연구소

우울증 위험, 자궁에서 시작된다

by 움이야기 2013. 10. 15.

우울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많은 사람들이 우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가끔씩 스쳐가는 우울감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고 다양한 방법의 기분전환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증세가 심한 우울증은 삶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BBC 뉴스는 '우울증 위험, 자궁에서 시작된다 ('Depression risk starts in the womb')'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임신 중, 또는 산후 우울증을 앓은 엄마에서 태어난 아이의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최신 연구결과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8천명의 산모를 추적 조사한 결과로 우울증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18세가 되었을 때 우울증 비율이 1.3배 높다고 보고하였습니다. <JAMA Psychiatry>에 발표된 논문에서 저자는 비록 우울증 위험률 수치가 많이 높지는 않지만 우울증이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고려해본다면 임신 중 산모의 정신건강 관리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궁에서의 환경이 아이의 평생 건강을 결정하고, 또한 그 아이의 아이에게까지 세대를 넘어서는 영향을 미친다는 '태아 프로그래밍 (fetal programming)' 이론은 여러 논문을 통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또한 진화심리학자들은 어렸을 때의 환경이 호르몬체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초경을 시작하는 성적 성숙의 시기, 지속적인 관계 맺기, 재생산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임신 중, 산후 우울증은 새로운 환경을 맞는 산모들의 불안이 많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배우자, 가족, 친구 등 주변의 지원 (social support)이 이 시기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매우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또한 영국에서는 산후 건강관리의 과정에서 우울증 평가와 관리를 매우 중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얼마 전 임산부의 날이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와 함께 만삭의 여군 중위가 과로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었습니다.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 임신과 출산, 양육을 개인의 문제로 여기지 않고 사회가 함께 돕는 사회라면 여성의 우울증도 훨씬 줄어들것이고 이를 통해 다음 세대의 정신 건강도 훨씬 건강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출처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