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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여성마음연구소

의료화된 스트레스, 명상이 도움

by 움이야기 2014. 4. 3.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일상입니다. 매일같이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마땅히 피할 곳도 없고, 그렇게 서서히 쌓여가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흔들다가, 어느 순간 폭발하면서 돌이키기 힘든상태에까지 이르기도 합니다. 원시시대에는 사나운 짐승을 만나면서 어쩌다 가끔 '싸울것이냐, 도망칠 것이냐 (fight-or flight)'하는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던 인간들이 진화의 역사에서 보면 제대로된 적응체계도 갖추지 못한 짧은 기간 동안 너무나 많은, 잦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서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순위가 되었습니다. 


'마음의 감기'라고 할만큼 흔한 우울증은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이 추세로라면 성인 4명 중 한명은 우울증 환자일 수 있고, 미국에서는 11세 이상의 11%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물론, 복잡한 현대사회, 경제위기 후 더욱 악화된 실업률, 관계의 단절 등 정신건강을 해치는 사회환경의 책임이 가장 크겠지만 많은 의료학자들은 지나친 '의료화 (medicalisation)'의 문제를 또한 제기합니다. 영국 리버풀 대학의 Chris Dowrick 교수는 'the medicalisation of unhappiness'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행복하지 못함 (unhappiness)'도 이제 의료의 영역에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되면서 약물치료율이 현저히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신질환 진단의 기준이 되는 DSM (the Diagnostic Manual)에 2주 이상 지속되는 슬픔이 질병으로 포함되면서 우울증 진단, 약물치료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이 Dowrick 교수의 주장입니다. 또한 'ADHD는 없다 (ADHD does not exist)'라는 책을 쓴 신경의학자 Richard Saul도 ADHD가 DSM 진단명으로 포함되고 점점 그 진단기준이 느슨해지면서 어린이 9명 중 1명이 ADHD라는 라벨을 달게 되었다며 지나친 의료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스트레스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자신만의 전략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Dowrick 교수의 주장을 빌리자면 상태가 심각한 우울증에서 약물치료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프로작(Prozac)과 같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항우울제의 경우도 가벼운 우울증상에서는 플라시보 이상의 효과는 없다는 강력한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토론토 대학의 Zindel Segal  교수는 옥스포드대학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Mindfulness 명상법'이 가벼운 우울증상에서 항우울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Mindfulness 명상은 '현재에 머무르기'에 초점을 두는 명상법으로 연구팀에 의하면 3회 이상 우울증 재발환자의 재발율을 약물치료에 비해 34-36%나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 명상법은 매일매일 임신에 대한 기대, 초조,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난임여성들에게도 훌륭한 정신적 지지요법이 될 것입니다 (이전 블로그 참고)  


스트레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건강'을 얻을 수 없을것입니다. 또한, 약물이 스트레스 치료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도 없습니다.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대인에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자신만의 도구 하나씩 갖추는 것, 꼭 필요할 것입니다.



                                      <사진, 자료출처 New Internationa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