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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시험관시술시 과배란, 배아이식 다다익선(多多益善)일까

by 움이야기 2013. 12. 28.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과배란 유도는 필수적입니다. 시험관 시술을 받는 여성들에게 있어서 난자가 몇 개나 나왔고, 배아가 몇 개나 나왔는지는 매우 큰 관심사가 됩니다. 난소 기능에 따라, 또 개인차에 따라서 같은 약을 써도 반응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많이 나와야 뭔가 좋다고 생각이 들고, 또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배아를 여러개 이식해서 그 중에 하나라도 걸리길(?) 바라는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 있어서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닌 듯 싶습니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년에 버려지는 배아가 13만개라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수 입니다. 시험관아기의 기원지인 영국의 경우 지난 22년간 170만개를 폐기, 연간 폐기량이 7만7천개꼴로 파악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배아가 버려지는 이유를 기사에서는 이렇게 소개합니다.

 

[기사요약]

 

 

 

“매년 배아가 다량 폐기되는 까닭은 국내 의료기관들이 지나친 과배란으로 난자를 다량 얻어 배아를 많이 만들어내는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국은 불임시술 때 이식 배아의 수를 법률로 규제하거나, 이식 배아 수 등을 인터넷으로 공개하기 때문에 불임클리닉이 보통 1∼2개 배아를 이식하고 3개를 넘겨 이식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배아 이식 수에 별다른 제한이 없어 여전히 외국에 비해 과배란을 심하게 유도하며 그 결과 남아서 버려지는 배아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기사원문, 한해 배아 13만개 버려져…"불임시술 배란 과도 탓" ]

 

 

 

많은 배아가 나오고, 버려지는 것의 이면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윤리적 문제입니다.

둘째, 더 많은 난자를 키우기 위해 많은 양의 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하므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합니다.

셋째, 난소과자극증후군과 같은 과배란유도 부작용이 증가하여 시술받는 여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넷째, 다태아 출산율 증가로 인한 신생아와 산모에 대한 건강문제입니다.

 

카톨릭에서처럼 시험관 시술 자체에 대해 윤리적 문제를 제기 하는 관점이 아니더라도, 단지 효율성만을 이야기 하며 많은 배아를 생성하고, 아무렇지 않게 폐기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임치료를 위한 시술 지원비가 최근 몇 년사이 급증했습니다. 2006년에는 465억원이 지원되었는데, 올해는 715억원이 국고에서 지원되었다고 합니다. 난임 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준다는 면에서 지원이 늘어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만, 지원과 비례해서 병원에서의 시술비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해서 결국 본인부담금은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도 있지요. 이 비용에서 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과배란유도를 위한 주사 비용. 더 많은 배란을 위해서는 호르몬제를 많이 써야 많이 배란되기 때문에 주사비용이 급증합니다.

 

고농도의 호르몬제 투여는 난소과자극증후군이 생기게 될 가능성을 높입니다. 난소과자극증후군이 중증으로 오게 되면, 복수가 차고, 간기능, 신기능이 망가지고, 난소의 부종이 심해지면서 여성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시험관 시술 때 배란유도나 배아이식 개수 등에 대한 규제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배아 이식 개수를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1-2개의 배아를 이식하는 것을 국가에서 규제하지만, 규제가 없는 우리나라는 3-4개 이상의 배아이식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확률을 높여야 하나라도 성공되지라는 절박함이 있긴 하지만, 다태아 출산율의 증가는 산모의 임신합병증 증가, 조산율 증가로 인해 신생아 사망이 늘고, 치료를 받더라도 후유증을 남겨 아픈 아이들이 늘어나게 되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경우, 다태아 출산이 27%, 거의 1/3에 육박한다는 최근 기사도 있었습니다. [기사원문 : 불임시술하다 태아 2명 이상 출산 확률 30% 육박 ]

 

 

효율성도 좋지만, 이면의 문제가 적지 않은 만큼, 배아의 생성과 이식에 관해 정부차원에서의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