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상전유전자검사 시험관시술, 반복유산에 유익 없다

착상전 유전자진단(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 PGD)는 원래 유전질환이 있는 부부가 아이를 가지려할 때 아이에게 유전질환이 전해질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체외수정으로 형성한 수정란을 이식하기 전에 미리 유전자 진단을 해서 이상이 없는 수정란만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유전성 질환의 대물림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PGD는 부부 중 한명에게 염색체 이상이 있으면서 반복유산을 경험한 경우에도 선택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부부 모두 염색체가 정상인데 원인불명의 유산이 반복된 경우에도 착상전 유전자검사(preimplantation genetic screening: PGS)를 동반한 시험관시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PGS를 동반한 시험관시술이 과연 생존아 출산율(live birth rate)을 증가시켜줄까요?

 

이론적으로는 그럴듯 합니다. 많은 초기유산이 수정란의 염색체 이상, 특히 염색체 수의 이상(aneuploidy)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이식하기 전에 미리 수정란의 염색체 검사를 해서 이상이 없는 수정란만 이식한다면 염색체이상으로 인한 반복유산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08년 발표된 미국생식의학회(the 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산하 보조생식기술과 실천 위원회(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 and the Practice Committee)에서 발표한 보고서('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 a Practice Commiittee opinion')에 의하면 지금까지의 여러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반복유산 환자에서 착상전유전자검사(PGS)가 임신진행율, 생존아출산율을 증가시키거나, 유산율을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PGS가 모든 유전자 이상을 다 걸러낼 수 없다는 한계, PGS를 진행한 시험관시술에서 아예 이식조차도 하지 못하고 시술이 취소되는 비율이 높고, PGS를 하지않아도 염색체 이상이 있는 수정란은 착상가능한 포배상태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비용대비효과를 고려해야합니다.

 

2011년 <Fertility & Sterility>에 발표된 논문('Pregnancy outcome after preimplantation genetic screening or natural conception in couples with unexplained recurrent miscarriage: a systematic review of the best available evidence')에서는 그동안 발표된 논문들을 분석하여 원인불명 반복유산에서 착상전 유전자검사(PGS)를 한 경우와 자연임신을 한 경우의 생존아 출산율을 비교하였습니다. 임신율이나 유산율이 아니라 생존아 출산율이 중요한 것은 결국 임신의 목표는 건강한 아이의 출산에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평균 생존아 출산율(live birth rate)
착상전 유전자 검사를 한 반복유산 여성군	35%
자연임신을 한 반복유산 여성군	41%

 

가장 엄격한 연구디자인으로 연구된 11편의 논문을 엄선하여 분석한 결과 (PGR군과 자연임신군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아닙니다) 고비용의 착상전유전자검사를 진행한 그룹과 자연임신을 한 그룹사이의 생존아 출산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직까지는 반복유산 자체가 착상전유전자검사를 동반한 시험관시술의 적응증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0년 8월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에 발표된 움여성한의원 치료환자의 출산율을 분석한 논문('한방치료 후 임신에 성공한 반복 임신손실 환자 68례의 산과적 결과 및 출산 성공 영향인자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2-6회 유산을 반복한 여성의 한방치료 후 생존아 출산율은 85.3%로 나타났습니다(http://blog.daum.net/happywomb/8725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