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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에세이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본 여성건강

by 움이야기 2017. 8. 24.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본 여성건강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회용 생리대인 '릴리안' 제품을 사용한 뒤 월경불순, 과다/과소 월경, 월경통 등 월경이상이 발생했다고 호소하는 여성들의 피해사례 접수가 수천 건에 이르며 식약처는 뒤늦게 제품 검사에 착수하였고 집단소송을 위한 움직임도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일회용 생리대가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에 대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있었지요. 2014년 미국의 여성환경건강단체인 '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Women's voices for the earth)'에서 위스퍼 등을 만드는 P&G 생리대에서 발암성 화학물질인 스틸렌, 염화에틸, 클로로포름과 생식독성 물질인 염화메틸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하면서 공론화되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 주최 <여성건강을 위한 월경 용품 토론회>에서 국내에서 판매량이 높은 일회용 생리대와 팬티라이너의 화학물질 방출 정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그 결과 약 200종의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가 방출되었는데 이 중에는 스티렌과 톨루엔 등 여성의 생식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식독성 물질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일회용 생리대에서 방출하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은 다중이용시설 실내 관리 기준과 비교하면 수십 배 이상 높았고 500배까지 높은 제품도 있었다고 했는데, '릴리안'은 실험 제품 중에서도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농도가 가장 높았던 제품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여성건강을 위한 월경 용품 토론회] 일회용 생리대에 독성물질 함유 

http://wombstory.tistory.com/1066



생리대는 여성의 필수용품입니다. 초경부터 완경까지 30-40년간 월경을 하고 여성 한 명이 평생 사용하는 생리대 수가 일만 개를 넘는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일회용 생리대의 위험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에 돌아오는 답은 "아무 문제 없다", "위험하다는 증거 없다", "예민하게 왜 그러냐" 뿐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증거는 없습니다. 


증거가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제껏 문제를 밝히기 위한 기초연구조차 없었기 때문이지요.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매달, 일주일씩, 독성물질에 가장 예민한 부위에 밀착하여 사용하는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해서 어쩌면 이렇게 무심할 수 있었는지, 다시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속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월경은 틀림없이 부럽고도 자랑할 만한, 남성적인 일이 될 것이다. (...) 의회는 국립월경불순연구기금을 조성하고 의사들은 심장마비보다 생리통을 더 많이 연구할 것이며 생리대는 연방정부가 무료로 나눠줄 것이다."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혹시 안전하고 편리한 생리대에 대한 연구도 더 많이 진행되지 않았을까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여성들이 경험했던 불편함과 부작용, 그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부작용의 증거가 없으니 괜찮다고 말하지 말고, 안전하다는 증거를 찾을 때까지 적극적인 연구를 시행해야 합니다. 월경을 포함한 여성 건강을 사소하게 여기지 말고 적극적인 관심과 대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