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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에세이

한 개의 수정란 이식, 실보다 득이 많다

by 움이야기 2017. 10. 13.

한 개의 수정란 이식, 실보다 득이 많다





10월부터 시험관시술이 건강보험 급여항목에 포함되면서 난임 환자는 시술비의 30%만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난임치료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시술받는 여성의 건강을 고려하는 세심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특히 이전 난임지원사업에서 이식배아 개수를 제한하던 권고안이 효력을 잃고 임신율 평가제도를 시행하면서 무조건 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배아를 이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지적이 있습니다(참고기사: <난임시술, 10월부터 건보혜택... '다둥이 임신' 더 많아질 듯>).


난임 부부에게는 하나이든, 둘이든 아이를 갖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태아 임신은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해칠 위험이 높습니다. 자간전증 등 임신 중 합병증이 높고 제왕절개 위험도 높으며 조산, 저체중으로 태어나는 비율이 높아 장기적으로 아이가 질병을 겪게 될 위험이 증가합니다. 통계에 의하면 조산아로 태어난 다태아 한 명당 약 50만 불의 비용 증가와 함께 부모의 육체적, 정신적 양육 부담이 현저히 높다고 합니다. 의학계에서는 이제 시험관임신의 성공을 그저 '출산'이 아니라 건강한 자연임신아와 최대한 비슷한 정도의 '건강한 만삭분만 단태아'로 정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험관시술의 성공 확률은 최대화하면서 다태아 임신 위험을 낮추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 방안으로 시험관시술 예후가 비교적 좋은 여성에게 한 개의 수정란만을 이식하도록 여러 나라에서 법률이나 가이드라인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임신율 저하를 우려하여 임상에서 주저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시험관성공 예후가 비교적 좋은 그룹에서는 한 개의 수정란 이식이 여러 개의 수정란 이식에 비해 실보다 득이 더 많다는 결과가 생식의학 전문학술지 <Fertility and Sterility>에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미국에서 2004년부터 2013년 사이에 시술을 시작한 약 28만 명의 시험관시술 결과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나이가 적을수록, 3일 배양(Cleavage)보다는 5일 배양(Blastocyst) 수정란을 이식한 경우, 냉동란이 없는 경우보다는 냉동란이 나온 경우에 시험관시술 성공률이 높았습니다.





주목할 점은 예후가 좋은 그룹(5일 배양, 한 개 이상의 냉동란이 나온 경우)에서는 한 개의 수정란을 이식했을 때의 생존아 출산율(51.3%)이 두 개의 수정란을 이식한 경우(58.9%)보다 겨우 7.6% 감소한 반면, 다태아 출산 확률은 약 42%나 낮았습니다(1.8% vs. 43.6%).

이전 연구에서도 신선 수정란 한 개를 이식하고 뒤이어 냉동란 한 개를 이식한 임신율이 신선 수정란 두 개를 한꺼번에 이식한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고 대신 다태아 임신 위험은 뚜렷하게 감소한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시험관 성공률뿐 아니라 산모와 아이의 건강까지 고려한다면 예후가 좋은 그룹(예를 들면, 35세 이하, 5일 배양, 냉동란 유)에서는 한 개의 수정란만 이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연구 결과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