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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이어리

임신 중에는 무조건 약을 먹으면 안된다?- 건강한 임신관리를 위한 약물복용과 음식섭취

by 움이야기 2012. 4. 1.


<문현주 원장의 여성건강 365일>

 

http://www.womennews.co.kr/news/view.asp?num=52917

 

“임신 중에는 무조건 약을 먹으면 안 된다”는 진실일까

건강한 임신관리를 위한 약물복용과 음식섭취

 

건강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너무 바빠 이를 챙길 여유가 없고, 건강을 잃기 전까지는 그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내 몸인지, 남의 몸인지 생각 못하고 살 때가 더 많습니다.그런데 사람이 나 아닌 타인을 위하여 정성스레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기가 있으니 바로 새 생명을 잉태하여 키우는 280일 간의 임신기간입니다. 영양가가 높은 음식, 정성이 담긴 음식을 골라 먹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모양이 비뚤어지거나 모난 음식은 손도 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시끄럽고 위험한 곳에는 가지 않고 걸음걸이 하나까지 세심하게 주의하며, 좋은 것만 보고 들으려 애씁니다. 남의 허물을 이야기하지 않고 화내지 않으며, 즐겁고 행복한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전통태교의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태아 프로그래밍(fetal programming)’ 이론에 따르면 ‘자궁 내 환경이 아이의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고 하니 태교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전해주고 싶은 모든 엄마의 마음입니다.  

 

약물복용, 무조건 금지가 아닌 알고 먹기가 중요

 

그런데 임신 중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약물복용입니다. 임신인 줄 모르고 먹은 약물 때문에 임신중절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고, 행여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아픈데 끙끙대며 참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약물복용으로 인한 태아기형의 비율은 1% 미만으로 매우 낮으며, 중요한 것은 어떤 약물을 어떤 시기에 복용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보통 임신기간을 계산할 때는 임신 전 마지막 월경의 첫날을 임신 시작일로 하기 때문에 월경 예정일에 월경을 하지 않으면서 임신을 확인하는 시점은 임신 4주가 됩니다. 보통 임신인지 모르고 감기약, 소화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시기도 바로 이 즈음이지요. 그런데 태아의 중요기관이 형성되는 시기는 임신 5주부터이므로 임신 5주 이전의 약물복용은 피부약 등 제한된 몇몇 약물을 제외하고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의학에서도 임신 중 금기약을 지정하여 임신 중 치료에 있어서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임신 중 꼭 필요한 이유가 있으면 약물복용을 하는 것이 손해가 없다’는 ‘유고무손(有故無損)’을 임신 중 치료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초기 임신진행을 돕는 안태약 등 안전한 한약은 오히려 도움

 


임신 초기라 해도 꼭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처방하는 한약이 바로 ‘태아를 편안하게 하여 유산을 방지한다’는 ‘안태약(安胎藥)’입니다. 안태약은 임신 초기에 허약해지기 쉬운 모체의 비(脾) 기능과 신(腎)기능을 도와 충분한 영양분을 태아에게 공급하도록 하는 한약입니다. 임신 초기 복통이나 출혈로 자연유산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 주로 처방되며, 반복적인 화학적 유산이나 습관성유산의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예방적으로 투여돼 착상을 견고하게 하고 초기 임신진행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임신 중 입덧은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이지만 심한 입덧은 산모를 힘들게 할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발달시기에 영양공급을 제대로 못하면서 태아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이 때 비위기능을 돕거나 울체된 기를 소통시켜주는 한약치료가 입덧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신 마지막 달 태아가 과도하게 크지 않게 도와주는 ‘달생산(達生散)’, 부처님 손처럼 편안한 출산을 도와준다는 ‘불수산(佛手散)’은 순산을 도와주는 대표적인 한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감기에 걸리기 쉬운데, 약 먹기를 꺼려하여 무조건 참다가는 기침이 오래가면서 배가 울리고 태아의 안정성도 떨어지니 임신 중이라고 하더라도 안전한 한약감기약을 처방 받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좋은 음식 찾아 먹기 만큼 중요한 안 좋은 음식 피하기

 

임신 중 건강관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먹는 음식입니다. 이제 한 몸이 아니라 두 몸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공급은 필수적이지요. 신선한 야채와 과일 뿐 아니라 견과류, 식물성 기름 등 좋은 기름,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과 빈혈을 예방하기 위한 철분 등을 충분히, 골고루 섭취해야 합니다.

 

예전만큼 못 먹고 영양이 부족한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안 좋은 음식을 피하는 것도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만큼이나 임산부의 건강관리에서 중요합니다. 술, 담배, 카페인은 태아의 발달을 저해하며 선천성 이상의 위험을 높이니 반드시 피해야 하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태열, 아토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호르몬 처리된 육류, 1회 용품, 통조림 캔, 플라스틱 제품 등에 포함된 환경호르몬은 태아의 호르몬에 영향을 주면서 성조숙증, 생식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에 오염된 생선, 수산물 등은 내부 피폭을 일으키면서 발달단계의 태아에게 매우 위험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고 보니 풍요의 시대에 임산부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은 오히려 더욱 줄어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나친 체중증가도 조심해야

 

한편, 규칙적인 식사와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면서 지나치게 체중이 증가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임신 중 체중증가는 약 12kg 정도가 적당하며 지나친 체중증가는 요통, 관절통, 고혈압, 임신중독증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출산 후에도 산후비만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열 달 동안 생명을 품고 세상에 내어 놓는 일은 또 하나의 우주를 창조하는 일입니다. 몸과 마음을 건강히, 정성스레 준비하는 산모들의 노력뿐 아니라 아울러 안전한 환경과 먹거리, 행복한 출산과 육아를 위한 사회적 지원에 사회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1178호 [건강] (2012-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