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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야기

불임극복, 어떻게 할까? 임신의 기전 바로 알기

by 움이야기 2010. 12. 18.

혹시 나도 불임? 질병아닌 경험일뿐

 

“선생님, 저 혹시 불임 아닐까요...”

가끔은 결혼을 앞둔 미혼 여성들에게도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잘 모르던 시절에 인공유산을 했고 제대로 몸조리도 못했는데, 월경이 많이 불규칙한데, 월경통이 심한데 

혹시 임신을 못하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의학적으로 ‘불임’이란 어떤 질병명이 아니라 피임을 하지 않고 규칙적인 성관계를 갖는데도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달에 한두번, 또는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임신이 안된다고 해서 불임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법.

과거에 임신의 경험이 없는 경우를 일차성(primary) 불임증이라고 하고, 아이가 있거나 자궁외 임신이나 자연유산까지 포함하여 과거에 임신의 경험이 있었는데 일정기간 임신이 안되는 경우를 이차성(secondary) 불임증이라고 한다.


임신을 원하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부부가 배란일을 정확히 맞추어서 임신시도를 했을 때 한 월경주기에 임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단지 25% 뿐이다. 그래서 일년 내에 약 85% 정도가 임신이 된다고 보고 불임의 기준을 일년으로 잡는다.

 

불임을 말할 때 영어로 sterility라고 말하지 않고 infertility라고 말하는 것은 불임은 절대로, 불가역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질환이 아니라 일정기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황을 말하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결정된 불임환자는 없다.


누구나 한때는 불임상태일 수 있다.

여성의 몸을 잘 알고, 임신이 성립되는 기전을 잘 알고, 또한 임신을 방해하는 원인을 잘 알아 이를 바로잡아 나간다면 누구나 건강한 임신을 할 수 있고 한때의 불임의 경험을 웃으며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임신의 기전, 결코 쉽지않은 생명탄생의 과정

 

누구는 쳐다만 보아도 임신이 된다는데, 왜 이리 임신이 어려운지..

임신, 실제로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영화 <마이키 이야기>를 보면 난자를 만나기 위해 헤엄치는 수많은 정자들...


고환에서 생성된 정자는 한번에 2억-3억 마리씩 사정이 된다. 하나의 난자를 만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정자가 사정되는 것은 그만큼 임신을 향한 항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자가 질을 통해 자궁으로 가는 8cm 정도의 길을 지나는데는 약 3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나 아무 때나 이 길을 지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는 질이 산성을 유지하고 있고 자궁경부가 닫혀있어서 아무리 많은 정자가 들어와도 이 길을 통과하지 못한 채 다 몰살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배란기가 되면 자궁경부에서는 알칼리성 점액을 분비하게 되고 이를 타고 정자들이 활짝 열린 자궁문을 통해 들어와 배란된 난자와의 만남을 준비하게 된다.


난소에서는 여러개의 난포 중 단 한 개의 난포만이 우성난포로 선정되어 하루에 약 2mm씩 자라다가 LH 라는 호르몬의 분비폭발을 통해 20-25mm 사이에 풍선이 터지듯이 터지면서 그 안에있던 난자가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를 배란이라고 한다.


자신의 크기의 3000배가 넘는 먼 거리를 헤엄쳐온 정자와 배란된 난자가 난관에서 만나게 되는데 순간마다 암호를 바꾸는 난막의 생식 단백질을 뚫기 위해 머리를 굴리면서 난자의 막을 녹이기 위한 효소를 분비하는 정자. 정자의 몸체보다 무려 100 배나 두꺼운 난막을 뚫어야 비로소 수정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난공불락, 어려운 수정이 이루어져도 아직 임신을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기만 하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이루어진 수정란은 세포분화를 일으키며 서서히 보금자리를 향해 이동하는데 수정란에는 발이 달린 것이 아니기에 애벌레가 배밀이를 하듯이 움직이는 난관의 연동운동, 부드러운 풀처럼 움직이는 난관내의 섬모운동에 의해 자궁강 내로 모셔지게 된다.


이제 부터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바로 수정란이 자궁내막에 뿌리를 내리는 착상 시기.

지금까지도 어려운 고비를 수없이 넘겼지만 대부분의 임신이 바로 이 마지막 착상 순간에 실패하여 애석하게도 다음 주기를 기다려야하는 경우가 많다.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충분히 두꺼워진 내막,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을 받은 자궁내막선의 분비기능으로 비옥해진 자궁 내막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수정란은 이제 자궁내막 속으로 뿌리를 내리며 생명의 싹이 되어 위대한 생명탄생을 준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