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란이 착상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며 고민하는 난임 부부들이 참 많습니다. 시험관 시술을 할 때도 배란도 잘되고, 수정도 잘되고, 수정란의 질도 좋다고 눈으로 확인하고 넣어줬는데도 임신에는 실패를 하게 되는 경우는 착상환경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착상환경을 개선하는 방법 중 중요한 한가지로 ‘혈액을 맑게하고, 혈관을 탄력있게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할까 합니다.
혈액은 온몸을 돌며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주고 노폐물을 운반하여 배출을 돕지요. 뇌와 난소에서 분비되는 성호르몬이 그 목표지점으로 잘 배달되어야 하는데 그 배달을 혈액이 해 줍니다. 체내 면역반응들이 정상 가동되어야 정자라는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밀어내지 않고, 수정란도 잘 받아들 수 있게 되는데, 여기 관여하는 면역물질도 혈액 속에 존재합니다.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그 부위의 체온이 올라가니, 자궁 난소로의 혈류순환이 방해되면 수정란이 착상되기에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지 않습니다.
자궁은 다른 어떤 장기보다도 많은 혈관이 분포해 있고, 혈관은 자궁근층을 관통해서 자궁의 내막에 이르면서 점점 많은 분지를 내고, 가느다랗게 변해서 자궁 내막을 가득 채우게 됩니다. 자궁내막으로 더 많은 혈액의 공급을 위해 스프링모양으로 꼬여진 혈관들이 월경주기에 따라서 부풀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고, 수정란의 착상을 준비하게 됩니다. 난소 또한 많은 혈관이 분포되어 있고, 난소 기능의 좋고 나쁨이 난소로의 혈류순환에 영향을 받게 되지요. 임신에 있어서 혈액의 중요성은 그야말로 하늘만큼 땅만큼인 것 같습니다.
혈액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여러 가지 분류가 있지만, 저는 임의로 혈액 자체의 양적, 질적 부분의 문제와 혈관의 문제로 나누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적혈구 부족, 백혈구의 부족, 혈소판의 부족과 같은 양적 문제가 있고, ‘혈액이 탁하다’는 부분과 관련된 혈액의 질적 문제가 있죠. 고지혈증과 같이 지질이 많아서 찐득거리는 혈액, 혈전이 많이 형성되는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적혈구가 많이 붙어다는 경향이 있는 혈액이 질적으로 떨어지는 혈액입니다. 혈관의 문제로 혈류순환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는데, 혈관이 수축되어 좁아져 있어나, 혈관의 탄력도가 좋지 않은 경우, 말초혈관이 퇴화되거나 변형되어 순환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혈액과 혈관의 다양한 문제가 직접적으로 자궁에 수정란이 안정적으로 품어지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혈액의 양적 저하가 뚜렷한 경우라면 기혈을 보(補)해서 건강한 혈구가 충분히 형성되고 면역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처방을 하고, 혈전이 잘 생기고, 혈액의 점도가 높고, 지질이 많다면 어혈, 습담을 제거하고 혈액을 맑게 하는 처방을 하고, 간과 신장의 기능을 도와 노폐물의 배설이 잘 되도록 도와야할 것입니다.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도가 저하되어 있는 경우는 스트레스 누적이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아 대개 기의 순환을 돕고 심신을 이완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착상환경을 개선시키는 치료는 임신 시도 전에 받는 게 필요하며, 각 원인에 따라서 식습관의 조절, 적당한 운동, 생활 속의 스트레스 관리에 대해서 함께 한의사와 상담하고, 실천을 할 수 있도록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노력들이 내 몸을 조금씩 변화 시키게 되면, 자궁내막이 충분히 두터워지고, 좋은 혈액이 공급되고, 적당한 자궁내 온도가 유지되면서 씨앗이 잘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 생명이 시작되기에 좀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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